국민의힘 최다선-일본통 인수위원… 정진석-박철희 등 7명 닷새간 방일 ‘3년만의 정상회담’ 협의 여부 관심… 日언론 “韓대표단, 총리 면담 조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이달 24∼28일 일본에 정책협의단을 파견하기로 했다. 주요국 정책협의단 파견은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문재인 정부 들어 다소 멀어진 한일관계를 회복해 한미일 안보 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의지가 담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은 17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자회견장에서 “한미 정책협의 대표단 파견에 이어 일본으로 한일 정책협의 대표단을 파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일정책협의단은 7명으로 꾸려지며, 24일부터 닷새 동안 일본 외무성을 비롯한 일본 정부 관계자와 국회, 재계, 언론계, 학계 인사 등을 면담할 예정이다.
단장은 국민의힘 최다선(5선) 의원 가운데 한 명인 정진석 국회부의장이, 부단장은 한일의원연맹간사장인 국민의힘 김석기 의원이 맡기로 했다. 한미정책협의단으로 방미했던 박철희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이번 한일정책협의단에도 포함됐다. 박 교수는 인수위 외교안보분과 전문위원으로, ‘일본통’으로 꼽힌다. 이 밖에도 윤덕민 전 국립외교원장과 이명박 정부 당시 대통령외교비서관을 지낸 장호진 전 주캄보디아 대사, 이상덕 전 외교부 동북아국장, 우정엽 세종연구소 연구위원 등이 함께 일본을 찾는다. 일본으로 파견되는 협의단에 정 부의장 등 중량급 인사와 대표적인 미국전문가인 장 전 대사, 우 연구위원이 포함된 것은 한미일 3각 협력을 중시하는 윤 당선인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한미동맹 강화를 위해서라도 한일관계를 서둘러 개선해야 한다는 뜻이다.
인수위 내부적으로는 막판까지 대표단 파견 여부를 고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새 대통령 취임을 한일관계 개선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과, 과거사 문제로 양국이 갈등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표단이 방일해도 의미 있는 협력 메시지가 나오기 어렵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선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5월 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계획이 대표단 파견에 결정적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으로 한국과 일본을 방문하기 위해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순방에서 한미일 협력 강화를 주요 메시지로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이날 한일관계 소식통을 인용해 “윤 당선인의 한일정책협의단이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와 면담을 희망하고 있어 일본 측과 조율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대표단이 기시다 총리를 예방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일본은 29일부터 약 열흘간 긴 연휴인 ‘골든 위크’가 시작된다. 기시다 총리는 이 시기를 전후해 동남아와 영국 순방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강창일 주일대사는 2021년 6월 부임 이후 현재까지 기시다 총리와 면담을 못 하고 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