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영 후보자 논란] “부정 없었다” 해명에도 논란 여전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자녀들의 경북대 의대 편입 특혜 의혹 등이 계속 이어지자 17일 서울 국립중앙의료원 대강당에서 이를 해명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과 관련된 각종 논란에 반박하면서 ‘사퇴 불가’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두 자녀의 경북대 의대 편입에 “어떤 부당 행위도 없었다”며 교육부 조사를 자진 요청했다. 또 현역 판정을 받았다가 척추 질환으로 4급 보충역 판정을 받은 아들의 병역 문제는 국회가 지정하는 기관에서 다시 검사하겠다고 했다. 다만 정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열리기 전에 이번에 요청한 조사 및 검사 결과가 나올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 정 후보자 “교육부 조사, 병원 재검 받겠다”
정 후보자는 이날 딸의 의대 편입과 관련해 “객관적인 (학사) 성적이 우수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딸의 경우 정량평가인 서류평가는 합격자 33명 중 28위였고 학사 성적은 16위로 중위권이었다. 반면 정성평가인 면접점수는 15위였다.
정 후보자는 딸에게 전원 20점 만점을 준 구술평가 3고사실 심사위원들과 모두 인연이 있다는 의혹에 대해 “자녀 편입을 (다른) 교수님들에게 얘기한 적이 없다. 나중에 큰일 날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자기소개서에 부모 이름과 직장을 적을 수 없고, 구술평가 심사위원도 당일 각 고사실마다 무작위로 배정돼 청탁이 불가능한 구조”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함께 논문을 쓰는 등 오랜 기간 함께 근무한 동료 의대 교수들이 해당 지원자가 정 후보자 자녀임을 쉽게 인지했을 가능성이 있다.
정 후보자는 이날 “자녀들의 편입 과정을 교육부가 조사해 달라”고 요청했다. 경북대 역시 교육부에 감사를 요청하고 대학 차원의 ‘대책위원회’를 가동하기로 했다.
○ 청문회 전 조사 결과 안 나올 듯
아들 병역 의혹에 대해 정 후보자는 “국회에서 의료기관을 지정해주면 검사와 진단을 다시 받겠다”고 말했다. 정 후보자의 아들은 19세인 2010년 첫 신체검사에서 2급 현역 판정을 받았지만, 2015년 경북대병원의 척추 질환 소견서 등을 근거로 4급 보충역 판정을 받았다. 정 후보자는 “2013년 첫 진단과 2015년 병무청의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포함하면 서로 다른 3명의 의사가 진단한 것”이라며 의혹에 근거가 없다고 강조했다.정 후보자는 이날 자녀의 편입 및 아들 병역 외 나머지 의혹에 대해서도 39쪽에 이르는 참고 자료를 통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경북대병원장 재직 당시 허가 없이 새마을금고 이사장직을 맡은 것에 대해 “30만 원 수당을 받는 명예직”이라고 설명했고, 미국 출장으로 동문회에 참석한 것을 두고서는 “병원장이 꼭 가야 하는 출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두 자녀의 경북대 의대 편입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지적에 대해선 “아버지가 있다고 해서 자녀를 다른 곳에 보내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정 후보자와 관련된 논란은 국회 인사청문회 이후까지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14일 정 후보자 인사청문요청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관련법에 따라 국회는 20일 이내에 정 후보자 인사청문을 마쳐야 한다. 하지만 정 후보자가 요청한 교육부 조사는 감사 범위와 규모를 결정하는 등 조사 착수에만 통상 한 달 이상 걸린다. 정 후보자는 이날 “장관 취임 이후에라도 부정이 발견되면 상응하는 조치를 받겠다”고 말했다.
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