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7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자녀 의과대학 편입학 특혜·병역비리 등 의혹 관련 해명 기자회견을 하던 중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 2022.4.17/뉴스1 © News1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전 경북대병원장)의 아들이 공동저자인 논문이 중국인 경북대 유학생 석사학위 논문을 번역해 ‘짜깁기’한 수준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중국인 유학생의 지도교수는 경북대 전자공학과 교수를 퇴직한 박모 명예교수다. 그는 정 후보자의 아들 A씨가 참여한 논문의 공저자이기도 하다.
박 명예교수가 2007년부터 10년 동안 주요 학술지에 게재한 논문 30여편 중 학부생이 논문 공저자로 이름을 올린 사례는 A씨가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A씨가 제3저자로 참여해 2016년 4월 대한전자공학회 전자공학회 논문지에 실린 ‘사물인터넷 헬스케어 서비스를 위한 oneM2M기반 ISO/IEEE 11073 DIM 전송 구조 설계 및 구현’ 논문이 2015년 6월 제출된 경북대 전자공학부 중국인 유학생 B씨의 석사논문 ‘Design and Implementation of IEEE 11073 DIM/Service Model using CoAP for Internet of Things’의 상당 부분을 ‘번역’ 수준으로 옮겨 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향신문은 “학회지에 실린 논문의 저자 목록에는 B씨가 누락돼 있고, 석사학위 논문을 참고자료 출처로도 밝히지 않아 연구윤리 위반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두 논문의 내용을 비교·분석해 보면, 전자공학회지 게재 논문에 쓰인 그림 8건과 표 7개가 B씨의 논문에 쓰인 그림과 표를 인용표시 없이 단순 번역·변형해 옮겨 놓은 것으로 확인된다. 본문 곳곳에서도 B씨 논문을 인용표시 없이 단순 번역해 짜깁기한 흔적이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정 후보자의 아들 A씨가 참여한 논문의 공동저자 목록에 중국인 유학생 B씨는 포함돼 있지 않다.
경향신문은 또 “경북대 홈페이지 연구업적 조회, 국내 학술논문 플랫폼 ‘디비피아(DBpia)’ 등을 통해 박 명예교수가 2007년부터 2017년까지 10년간 국내 학술지에 게재한 논문 35건을 확인한 결과, 학부생이 논문의 공저자로 이름을 올린 사례는 A씨가 유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한편 경북대는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 정 후보자 자녀의 의대 편입학 의혹과 관련해 교육부에 감사를 요청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 후보자는 같은날 해명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께 심려를 끼친 점에 송구한 마음”이라면서도 “자녀의 의대 편입이나 아들 병역 판정에서 본인 지위를 이용한 어떤 부당한 행위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보다 객관적인 검증을 위해 자녀 편입학과 관련된 모든 영역에 대한 교육부의 철저한 조사가 최대한 신속히 이뤄지길 요청한다”며 아들 병역과 관련해선 “재검사를 받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