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Bank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체감실업자’의 우울감이 높아지는 등 정신건강이 위험하다는 설문 결과가 나왔다. 체감실업자는 공식적 기준에 따른 실업자와 아르바이트 등 시간제 근로를 하면서 추가 취업을 희망하는 경우, 경제활동은 하지 않지만 취업 의지가 있는 경우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18일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 연구팀은 3월 11~20일까지 국내 체감실업자 성인 남녀 71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코로나19로 인한 실직의 경험과 건강 영향’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응답 자료의 표집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최대허용 ±3.5%포인트다.
조사 결과 전체의 82.9%는 ‘구직이 어렵다’고 응답했고 절반에 가까운 49.8%는 일자리 전망에 대해 ‘나빠질 것’이라고 응답했다. 향후 일자리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은 11.0%에 불과했다.
체감실업자의 코로나19 전후 삶의 만족도는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만족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코로나19 유행 전인 2020년 1월 20일 이전에는 23.1%였으나 현재는 63.3%로 40.2% 증가했다.
주관적 건강 상태에 대해 질문한 결과, ‘나쁘다’는 응답은 15.2%에서 41.7%로 급등했으며 주관적 건강 수준 평균은 4.48점에서 3.78점으로 0.70점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들은 울분이나 우울을 호소하거나 극단적 선택을 생각하는 경우도 일반인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울분장애 자가측정도구(Post Traumatic Embitterment Disorder, PTED)' 19개 문항을 사용해 산출한 체감실업자의 울분 평균 점수는 1.87점으로 전국민 조사(1.75점)보다 높게 나타났다. 또 ‘자가보고형 우울척도(PHQ-9)’ 9개 문항을 활용해 지난 2주간의 우울 수준을 파악한 결과 ‘우울증 수준’ 비율은 40.7%였다.
연구팀은 “체감실업자들은 현재의 실업상태와 앞으로의 일자리 전망에 대해 높은 부담과 구직 어려움을 느끼고 있었고 낮은 통제감을 드러냈다”며 “이에 비해 주변에서 도움을 구하고 받을 수 있는 지지 자원은 일반인 대상의 조사 대비 부족한 현황도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체감실업자의 고용 촉진과 더불어 정신건강의 회복을 도울 실질적인 방안이 조속히 마련돼 제공되도록 사회적 이해와 공감대가 높아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두가온 동아닷컴 기자 ggga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