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구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
최근 미국 국고채 2년물과 10년물의 금리가 역전됐다. 이번 금리 역전은 2019년 8월 이후 2년 8개월 만에 처음이다. 통상 장단기 금리 역전은 경기 침체의 신호로 해석된다. 세계 경제의 가장 큰 축을 차지하는 미국에서 장단기 금리가 역전된 만큼 글로벌 경기 침체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개인투자자들도 앞으로 어떻게 투자할지 걱정이 클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부 장단기채 금리 역전만으로 실물경제가 침체될 것이라고 낙담할 필요는 없다. 실물경기에 불확실성이 커진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 경기 침체까지 이어질 확률은 높지 않다.
과거 경기 침체 때 대부분의 장기채와 단기채에서 금리 역전이 나타났지만 지금은 일부 2년물과 10년물에 국한돼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가장 주요하게 살피는 채권 지표인 10년물과 3개월물의 금리 차는 오히려 벌어지고 있다.
이렇듯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주의해야 할 투자 전략을 살펴보자. 우선 장단기 금리 역전 이후 실제 경기 침체가 나타난다고 해도 그 사이 상당한 시차가 있다는 점을 알아둬야 한다. 장단기 금리가 역전됐다고 해서 당장 위험자산 비중을 줄일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실물경제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 중앙은행이나 각 정부가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을 통해 경기를 부양한다. 이때 정책 수혜를 보는 산업이 생겨나는 등 증시가 상승세를 보이는 경우도 많다.
각 기업의 실적과 정책 방향 등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투자에 나서야 할 시점이 왔다. 앞으로는 지수 투자보다는 개별 장세가 펼쳐질 것이라는 뜻이다. 그동안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나 코스피 등 주요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펀드에 투자하는 방식이 유용했던 것과는 대조된다.
주식시장에서 시장 수익률을 쫓아가는 것을 목표로 삼는 투자법을 ‘베타 투자’라고 한다. 베타 투자는 경기 침체 신호가 나타나고 증시 불확실성이 높은 지금과 같은 상황에선 유용한 전략이 아니다. 개별 장세에는 각 기업 실적과 추진될 정책 등을 신중히 살피고 투자해야 높은 수익률을 노릴 수 있다.
김용구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