州의회, 직원 500인 이상 기업 대상…‘32시간 근무제 의무화’ 법안 발의 근로자 92% “지지” 등 환영 목소리…사측 “기업 죽이는 법안” 강력 반발 연내 ‘주4일 유연근무제’ 도입 등…日도 대기업 중심 속속 시행 준비
미국 50개주 중 인구가 가장 많은 캘리포니아주(3900만 명)가 ‘주 4일 근무제’ 법제화에 시동을 걸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확산 기간에 재택 및 유연 근무가 일반화하고, 역대급 구인난까지 겹치면서 주 4일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세계 정보기술(IT) 산업의 메카로 꼽히는 실리콘밸리를 보유한 캘리포니아가 주 4일제를 도입하면 미국의 나머지 주는 물론이고 세계 정보기술(IT) 업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18일(현지 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주의회는 500명 이상 직원을 보유한 기업을 대상으로 ‘주 4일, 32시간 근무제’를 의무화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이전 ‘주 5일, 40시간’에서 8시간이 줄었다. 하지만 이에 따른 임금 삭감은 금지되고, 32시간보다 더 많이 일할 때는 정규 급여의 1.5배 이상 수당을 지급하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법안 발의를 주도한 집권 민주당의 크리스티나 가르시아 주의회 의원은 “과거 산업혁명 시대 때의 근무 스케줄을 아직도 고수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더 많이 일한다고 해서 반드시 생산성이 향상된다는 보장이 없다고 주장했다. ‘대사직(Great Resignation)’이란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구인난이 심각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라도 주 4일제가 불가피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최근 일본에서도 대기업을 중심으로 주 4일제를 속속 도입하고 있다. 전자·중공업 대기업 히타치는 올해 안으로 직원 1만5000여 명을 대상으로 총 근로시간과 급여를 낮추지 않으면서 주 4일만 근무할 수 있는 유연근무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파나소닉, NEC 등 다른 대기업 또한 주 4일제 시행을 준비하고 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