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의 한 시중은행 대출창구 모습. 2022.3.11 뉴스1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이날부터 거치식 예금상품 금리를 0.25%~0.3%p 인상한다. NH농협은행도 이날부터 예·적금 금리를 0.25~0.4%p 올렸으며,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하나은행은 전날부터 예·적금 금리를 최대 0.35~0.4%p 인상했다. 5대 은행 모두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수신금리 조정 작업을 마쳤다.
이로써 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조만간 연 2%를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신규취급액 기준 국내 은행의 정기예금( 1~2년 만기) 금리는 연 1.92%로 2020년 8월 연 0.91%로 저점을 기록한 후 점진적으로 올랐다.
은행들은 예·적금이나 은행채를 발행해 자금을 끌어오는데, 시장금리가 오르면 은행채 발행 비용도 늘어나는 만큼 수신을 통한 조달 비중을 높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의 순상환 기조가 은행들의 은행채 수급이 원활하지 않다는 점을 방증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연말부터 19일까지 은행채는 6조1950억원 순상환됐다. 이 기간 은행채 5년물 금리는 연 2.259%에서 18일 3.474%까지 올랐다. 통상 은행들은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을 상환하는 방법으로 새롭게 채권을 발행하는 ‘차환’ 방식을 택한다. 발행액이 상환액을 따라가지 못하는 ‘순상환’이 이뤄졌다는 건, 채권 발행에 수반되는 비용 부담이 컸다는 뜻을 의미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등 금융당국의 규제가 완화될 가능성이 있는데, 미리 자금을 모으는 차원에서 수신금리를 올릴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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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과거 기준금리가 비슷했던 시기와 비교하면 현재 은행권의 수신금리가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4월 금융통화위원회 두달 전인 지난 2월말 국내 은행의 잔액 기준 총수신금리는 연 0.93%으로, 1.25%에서 1.50%으로 올렸던 가장 최근 금통위인 2017년 11월 두달 전인 2017년 9월과 비교해 0.19%포인트(p) 낮았다.
은행 관계자는 “2017년 당시엔 기준금리가 1.25% 상태가 약 1년간 이어진 상황에서 기준금리가 1.50%으로 올랐다”며 “최근엔 기준금리가 0.5%에서 빠르게 상승했는데, 아직 수신금리는 기준금리 상승분만큼 반영이 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예대금리차 주기적 공시’ 공약 역시 은행권의 수신금리 인상을 압박하는 요인이 될 전망이다. 현재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금융당국과 시행 방안을 논의 중인데, 지난해 ‘폭리’ 논란을 의식해 은행들이 선제적으로 수신 금리를 올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