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화학무기를 사용할 경우 이를 억제하기 어렵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빈 군축비확산센터 선임 연구원인 해나 노테는 1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게재된 ‘러시아의 화학무기 사용을 막는 것은 왜 어려운가(Why deterring Russian use of chemical weapons is a challenge)’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이같이 말했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핵무기나 화학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지난 2017년 비축된 모든 화학무기를 파괴하겠다는 내용의 화학무기금지기구(OPCW) 협정서에 서명했었지만 미국의 관리들은 러시아가 일부 화학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오랫동안 의심해왔다.
노테는 우크라이나 일부 전선에서 상황이 러시아에 불리한 방향으로 진행되면 러시아가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해 화학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러시아의 화학무기 사용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여러 제재를 가했지만 한계점을 노출했다고 노테는 지적했다.
미국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등 러시아 지도부와 금융기관들에 대해 강도 높은 제재를 가했고 대전차 미사일과 공격형 무인기 등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했지만, 화학무기 사용을 포함해 러시아가 자신들의 전략을 수정할 정도의 효과가 있을지는 불분명하다.
유럽연합(EU)은 러시아산 석유 금수 논의에 착수했으며 나토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무기 제공을 시사했다.
OPCW는 시리아 정부가 수 차례 화학무기를 사용했다고 발표했듯이 화학무기 사용 여부를 조사할 권한이 있지만 우크라이나의 경우 화학무기가 사용됐다는 증거가 나왔다고 하더라도 러시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거부권을 행사하면 제재가 무력화될 수 있다.
우크라이나에서 화학무기가 사용되는 것을 막기 위한 미국의 선택권은 제한적일 수 있지만 러시아가 이를 사용할 것이라고 예단할 필요는 없다고 노테는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자신들이 화학무기를 사용할 경우 미국의 잠재적 보복 조치가 예상되기 때문에 이를 사용할지를 놓고 계속해서 저울질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노테는 러시아가 ‘레드라인(red line)’을 넘으면 최대 피해자는 우크라이나의 민간인들이 될 것이라며 러시아는 이를 유념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