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해제 이후] 재택근무하다 대면근무 전환… 회사 문화-업무방식 적응 쉽게 ‘근황 매거진’ 등으로 소속감 높여… 신입교육 오프라인 재개 여부 고민
“회식인데, 처음 뵙겠습니다.”
중견기업 신입사원 이모 씨(26·여)는 최근 회식에서 같은 부서 선배 얼굴을 처음 봤다. 지난해 입사했지만 재택근무를 주로 하다 보니 입사 1년 만에 회식을 처음 한 것. 그는 “서로 자기 소개를 하는 오리엔테이션 같은 ‘웃픈 회식’이었다”며 “선배들도 2020년 이후 입사한 후배들은 초면(初面)이어서 말 걸기가 어렵다고 했다”고 전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 해제로 재택근무를 했던 직원들이 속속 사무실로 복귀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됐던 시기에 입사한 직원들의 조직 적응(On boarding·온보딩) 지원이 기업들 사이에서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기업들은 오프라인 근무 확대에 앞서 회사문화와 업무 방식에 익숙해질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에 나섰다.
현재 100%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있는 롯데온은 모든 임직원에게 맥주와 간단한 다과가 포함된 ‘혼술키트’를 나눠주고 ‘화상 회식’을 했다. 지난해 11월 입사한 IT기획팀 소속 정혜진 씨(35·여)는 “처음에는 ‘사람이 만나서 얘길 나눠야지 않나’라고 생각했지만 비(非)대면 소통이 활성화됐다 보니 자주 못 본다는 느낌은 덜하다”며 “대면근무가 확대돼도 덜 어색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기업들이 직원들의 회사 적응에 힘 쏟는 것은 어렵사리 확보한 직원들의 이직률을 낮추고 조직 성과로 연결시키려는 의도가 크다. 지난해 5월 서울 소재 한 기업에 입사한 권모 씨(28)는 “망망대해에 혼자 남겨진 기분”을 느껴야 했다. 2주 연수 후 바로 현업에 투입됐는데 신입사원은 매일 사무실로 출근했지만 선배들은 ‘재택 조’와 ‘비(非)재택 조’로 나눠 격주로 사무실에 나왔다. 담당 선배가 안 나올 때엔 물어볼 사람이 없었다. ‘각자도생’하는 분위기에 적응하기 어려웠던 그는 결국 이직을 알아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우수 직원을 채용(attain)하는 것 못지않게 유지(retention)하는 것도 중요한 시대가 됐다”며 “새로 조직에 합류한 직원들의 조직 적응을 돕는 게 결국은 조직문화를 개선하는 일”이라고 했다.
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