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2월 제주항공 합격한 7명 2년여만에 입사… 10주훈련 곧마쳐 포기자 한 명도 없이 모두 꿈이뤄 “승객들에게 좋은 에너지 드릴 것”
2월 21일 입사한 제주항공 신입 객실 승무원들이 제주항공 객실훈련센터에서 비상탈출 훈련을 하고 있다. 제주항공 제공
6일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제주항공 본사. 제주항공 신입 승무원 7명이 사내 교육을 받고 있었다. 모두 정식 승무원이 되기 전인 훈련생 신분, 정확히는 합격 통보 3년 차에 접어든 ‘늦깎이 훈련생’이었다.
이들이 합격증을 받아든 건 2019년 12월이었다. 400 대 1이 넘는 경쟁을 뚫고 제주항공 신입 객실 승무원에 합격한 기쁨도 잠시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입사가 기약 없이 연기됐다. 올해 2월 드디어 훈련이 시작됐으니 꼬박 2년 2개월을 기다린 셈이다.
신입 승무원 이주희 씨(27)는 “지난 2년간 아침에 잠을 깨면 ‘제주항공’으로 검색해 기사부터 찾아보는 게 하루의 시작이었다”며 “‘언젠가는 나아지겠지’라는 믿음 하나로 버텼다”고 했다. 이 씨도 동료들과 마찬가지로 아르바이트를 꾸준히 했다고 한다. 평소 긴장을 많이 하는 성격을 극복하려고 일부러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공룡 박람회에서 수개월간 일했다. 그는 “진짜 공룡이냐고 묻는 초등학생들에게 ‘아침에 공룡에게 밥도 줬다’고 농담할 여유도 생겼다”고 했다. 이어 콧구멍이 머리 위에 달린 브라키오사우루스를 설명하면서 유쾌하게 웃었다.
이날 만난 승무원들의 표정에는 코로나로 힘들었던 기억보다는 꿈이 현실로 다가왔다는 기대감이 가득해 보였다. 신입 승무원들은 안전교육, 비상탈출, 응급처치 등 10주간의 고된 훈련을 통과해야 정식 승무원이 된다. 박 씨는 “비행은 실전이라는 말이 피부로 느껴졌다”고 했다.
이 씨와 박 씨를 포함한 7명은 22일이면 10주간의 모든 교육을 마치고 정식 승무원이 된다. 박 씨는 19일 “오래 기다려 입사했고, 힘들게 교육도 받은 만큼 비행하면서 (승객들에게) 좋은 에너지를 드리겠다”고 말했다.
제주항공은 2019년 말 24명의 신입 객실 승무원을 뽑았다. 입사가 미뤄졌는데도 포기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4월 17명을 먼저 입사시키고 남은 7명을 올해 2월 채용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