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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물가상승 1~2년 지속… 인기 없어도 금리 올려 관리”

입력 | 2022-04-20 03:00:00

한은 총재 후보자 인사청문회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1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물가 상승 심리가 올라가고 있어 인기는 없더라도 (금리 인상) 시그널을 줘 물가가 더 크게 오르지 않도록 하는 것에 전념하겠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는 1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거리 두기가 끝나면 그간 억눌렸던 소비가 풀리면서 인플레이션이 올라갈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또 “미국처럼 물가가 오른 뒤 금리를 빠른 속도로 올리면 굉장히 많은 부작용이 발생한다”며 “선제적으로 금리 시그널을 줘 기대 심리를 안정시키는 방향으로 가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0년여 만에 4%대로 치솟은 가운데 ‘인플레 파이터’를 자처하며 기준금리 추가 인상의 가능성을 강조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자는 향후 물가 수준과 관련해 “물가 상승 국면이 적어도 1∼2년은 지속될 것으로 본다”며 “소비자물가에 주거비 상승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아 서민들의 고통이 커진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차례 추가 금리 인상의 가능성을 시사하면서도 ‘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해 속도 조절에 나설 뜻도 내비쳤다. 그는 “성장 모멘텀이 훼손되지 않도록 유의하면서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적절한 속도로 조정하겠다”고 했다. 또 “한국의 성장률은 미국만큼 견실하지 않다. 미국보다 (금리 인상) 속도를 조심스럽게 내야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빅스텝’(금리 0.5%포인트 인상)으로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될 가능성에 대해선 “(자본 유출 등) 부작용이 걱정스럽지만 감내해야 한다”면서도 “격차가 크게 벌어지지 않도록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1900조 원에 육박한 가계부채 문제와 관련해서는 “금리 인상만으로 한계가 있다”며 범정부 태스크포스(TF)로 대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선 “세제를 통해 특정 지역의 부동산을 잡을 수 있다고 생각했던 전제가 문제였다. 서울 강남지역의 안정화를 정책 목표로 삼으면 부작용이 너무 크다”고 평가했다. 여야는 이날 청문회에서 표결 없이 이 후보자의 인사청문 보고서를 채택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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