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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장애인 이동권 배려 못한 우리의 무관심 자책해야”

입력 | 2022-04-20 09:34:00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2.04.11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제42회 장애인의 날을 맞아 “장애인들의 이동권에 더 배려하지 못한 우리 자신의 무관심을 자책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차별 없는 세상이 우리가 가야 할 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장애인 활동가 이형숙 님이 ‘장애인의 속도가 이것밖에 안 돼서 죄송합니다’라고 사과하는 모습이 가슴에 간절하게 와닿았다”며 “오늘 제42회 장애인의 날을 맞아 우리 모두의 이동권과 이형숙 님의 사과에 대해 생각해보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조선왕조 시대 청각장애인이었던 문신 이덕수와 유수원은 여러 관직에 올라 국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고, 시각장애인들은 세계 최초의 장애인단체 ‘명통시’에 소속돼 국운을 길하게 하고 백성에게 복을 전하는 일을 맡았다”며 “조선시대에도 장애인의 역량과 권리를 그처럼 존중했던 전통이 있었다. 우리는 선조들로부터 그 같은 정신을 배워야 한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장애인 예산 확대, 장애등급제 폐지, 발달장애인 생애주기별 종합대책 마련 등 임기중 정부의 성과를 언급하며 “장애인들 스스로의 노력에 더해 기꺼이 뜻을 모아주신 국민들 덕분”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각자의 속도로 삶을 살아간다. 남들보다 빨리 인생의 전성기에 도달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천천히 성장하며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가는 사람도 있다”며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속도 또한 서로 다를 뿐, 우리는 함께 살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느린 사람을 기다려줄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며 “편견을 넘는 동행이 우리 모두의 삶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의 글이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벌이고 있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와 논쟁을 벌인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 대표는 지난달 자신의 SNS에 “서울시민의 출퇴근 시간을 볼모로 잡고 있다”며 전장연 측을 비판하는 글을 여러 차례 올린 바 있다.

김혜린 동아닷컴 기자 sinnala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