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를 지르거나 주먹질을 하는 등 꿈에서 하는 행동을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수면장애의 일종인 특발성 렘수면행동장애 환자의 절반 이상이 14년 이내 치매·파킨슨병 같은 신경퇴행성 질환에 걸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윤인영 교수팀은 ‘특발성 렘수면행동장애’로 진단받은 후 신경퇴행성 질환이 나타나지 않은 한국인 환자 198명을 대상으로 2003년부터 2015년까지 연간 신경퇴행성 질환 발병 위험률을 연구 분석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고 20일 밝혔다.
연구팀은 연구 대상 환자들을 대상으로 4~5년마다 인지기능을 검사하고 ▲후각 ▲색각 ▲운동기능 ▲자율신경계 증상 등 신경학적 검진을 실시했다.
한국인의 신경퇴행성 질환 발병위험률은 진단 후 첫 해 2.1%로 낮았지만, 10~12년차 평균 발병 위험률은 8.5%로 올라가는 등 시간이 흐르면서 증가됐다.
또 특발성 렘수면행동장애를 진단 받은 지 5년 이상 지난 사람과 10년 이상 지난 사람의 신경퇴행성 질환의 증상을 비교했을 때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아 질환의 진행 속도는 다소 느린 것으로 추정됐다.
특발성 렘수면행동장애는 파킨슨병이나 치매 등 신경퇴행성 질환에 걸린 사람에게 나타나는 대표적인 질환인 ‘렘수면행동장애’와 달리 수면장애는 있지만 신경퇴행성 질환이 동반되지 않을 때 진단한다.
윤 교수는 “특발성 렘수면행동장애로 진단받은 한국인은 서양인에 비해 신경퇴행성 질환이 나타날 위험성은 낮지만 14년 이내 발병 위험률이 56.6%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치“라면서 “증상이 없다하더라도 안심하지 말고 매년 정기검진을 받을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