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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수완박 반대’ 문건, 양향자가 썼다…박홍근 “대책 있어”

입력 | 2022-04-20 10:39:00


양향자 무소속 의원. 동아일보DB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안건조정위원회 결정에 키를 쥔 더불어민주당 출신 양향자 무소속 의원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에 반대하는 입장문을 작성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인 가운데,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가 “대책이 준비돼 있다”며 진화에 나섰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양 의원 이름으로 떠돌았던 ‘검수완박 입법 반대’ 문건은 실제 양 의원이 작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양 의원은 문건에서 “저는 문재인 대통령 영입 인사다. 누구보다 문 대통령의 성공을 바라는 사람”이라며 “그래서 저는 이번 (검수완박) 법안이 이런 방식으로 추진되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 사안이 중차대한 만큼 오류에 대해 충분히 검토돼야 함도 당위”라고 밝혔다.

또 “이번 법안은 한국 사법체계의 근간을 재설계하는 입법이다. 만약 오류를 일으킨다면 국민의 삶에도, 민주당의 미래에도 해악이 될 것”이라며 “저는 국가 이익을 위해 양심에 따라 이번 법안에 따르지 않겠다. 사법행정의 일선에서 선량한 국민이 고통받지 않을지 자신이 없다”고도 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사진공동취재단

해당 문건이 확산하자 전날 양 의원 측은 “지라시”라며 작성 사실을 부인했지만, 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양 의원이 문건을 직접 작성한 게 맞다고 인정했다.

박 원내대표는 “확인해봤는데 본인이 아직 공표한 건 아니라고 한다. 그런 생각을 갖고는 있으나 고민하는 입장인 것”이라며 “아마 내부적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자문을 구하기 위해 작성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만약 안건조정위로 가게 된다면 무소속 한 분의 도움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양 의원이 고민하고 있다면 그건 또 본인의 선택이기 때문에 저희로서는 어쩔 수 없다. 그러나 우리는 거기에 따른 대책도 다 준비돼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양 의원은 지난 7일 법사위로 소속 상임위가 변경됐다. 국민의힘이 ‘검수완박’ 관련 법안의 법사위 처리를 막기 위해 안건조정위 구성을 요구할 경우 교섭단체 몫의 조정위원으로 배정된 양 의원이 법안 통과 여부를 가를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하게 된다. 그러나 양 의원이 반대할 경우 안건조정위가 최장 90일까지 계속 진행돼 현 정권 내 법안 처리가 어려워진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