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아파트 전세가격이 2년 9개월 만에 하락 전환된 것으로 나타났다.
새 임대차법 시행 이후 전세가격이 단기간 급등한 상황에서 높은 전세가격 부담 등으로 일부 수요가 월세로 옮겨간 영향으로 풀이된다.
20일 KB부동산 월간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3월 서울의 아파트 전세가격은 -0.02% 하락했다. 서울 아파트 전세값이 하락한 것은 지난 2019년 6월 -0.07% 변동률을 보인 이후 2년 9개월 만이다.
특히 새 임대차2법(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이 시행된 2020년 7월 이후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새 임대차법이 시행 전 1년 간(2019년 7월~2020년 6월) 전셋값은 2.38% 상승에 그쳤지만 시행 후 1년 동안(2020년 7월~2021년 6월) 16.56%나 올랐다.
정부 집값 통계인 한국부동산원 자료에서도 서울의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2019년 7월 0.02% 오르며 상승 전환된 뒤 2년 8개월간 오름세를 지속했지만 올해 2월 -0.11% 하락한 뒤 3월에도 -0.12% 떨어졌다.
이는 임대차법 시행 이후 전세가격이 단기간 급등한 상황에서 높은 전세가격 부담 등으로 일부 수요가 월세로 옮겨간 영향으로 풀이된다.
KB아파트 월세지수에 따르면 3월 서울의 월세지수는 100.8로 KB부동산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KB아파트 월세지수는 전용면적 95.86㎡ 이하 중형 아파트를 대상으로 조사한다.
부동산원 아파트 월세통합가격지수도 올해 2월 101.8에서 3월 101.9로 오르면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세의 월세화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2월 서울의 전체 전월세 거래 중 월세가 낀 임대차 비중은 38%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임대차계약 가운데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28.1% ▲2020년 31.1% ▲2021년 37.4%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전세가격이 단기간에 너무 많이 오르다보니 임차인들의 가격 부담이 크다”며 “수급상 여건도 좋지 않은 만큼 전반적인 하락세라기 보다는 주춤하는 정도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누적된 가격 상승폭이 워낙 크기 때문에 신규계약 가격이 낮게 형성될 가능성은 적어보인다”며 “하반기에 다시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