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관 5주년 롯데월드타워
이달 1∼17일 야외광장에 전시된 15m 초대형 ‘벨리곰’을 보기 위해 전국에서 260만 명이 몰렸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앞 잔디광장은 최근 연인과 가족 단위의 나들이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광장 한복판에 있는 아파트 4층 높이의 초대형 핑크곰, 일명 ‘벨리곰’이 주인공이다. 벨리곰 굿즈를 사려는 줄도 길게 늘어서 있는 데다 일부 굿즈는 품절을 빚기도 했다. 맞은편 무대 버스킹 공연 덕에 긴 대기 줄도 흥겨운 분위기다. MZ세대 사이에서 벨리곰 인증샷 열풍이 불며 최근 보름여 동안 260만 명이 다녀갔다. 이달 23일에는 1층부터 123층까지 계단 2917개를 오르는 수직마라톤 대회인 ‘2022 스카이런’도 열린다. 참가 정원(800명)은 신청 2분 만에 마감됐다.
‘롯데그룹의 30년 숙원 사업’이었던 롯데월드타워가 이달로 개관 5주년을 맞이하며 서울을 대표하는 명소로 거듭나고 있다. 123층의 롯데월드타워는 높이 555m로 세계에서 5번째로 높다. 국내에서 유례없는 초고층 빌딩이어서 건립까지 각종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2017년 4월 개관 이후 5년간 약 2억900만 명이 방문한 랜드마크가 됐다.
○ 모두가 반대했던 123층 슈퍼 타워의 탄생
한국 초고층 빌딩 역사를 다시 쓴 롯데월드타워는 높이만큼이나 각종 신기록을 세웠다. 디자인에 들인 비용만 3000억 원. ‘방패연’ ‘대나무’ ‘무궁화’ 등 23차례 디자인 변경을 했다. 현재의 원뿔 형태 건물은 붓을 형상화한 디자인으로 건물 외벽 색깔과 세부 디자인은 고려청자를 모티브로 삼았다.
○ 지역 상권 살리는 ‘입체 도시’로 자리매김
벚꽃이 만개한 석촌호수에서 바라본 롯데월드타워 전경. 세계에서 5번째로 높은 국내 최고층 건물로, 국내 2위인 해운대 엘시티(412m)보다 100m 이상 높다. 23년간 24차례의 디자인 변경 끝에 붓과 청자를 형상화한 현재 디자인이 채택됐다. 롯데물산 제공
롯데월드타워는 수많은 좌초 위기를 겪고도 2017년 개관했지만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 등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하고 사무실 공실이 이어지는 등 개관 초반엔 타격이 작지 않았다. 하지만 37∼38층 우아한형제들, 32∼34층 데상트코리아, 29층 유한킴벌리 등이 들어오며 지난해 7월 100% 입주를 마쳤다. 매일 1만5000명 넘는 근무자와 일평균 2만5000명의 방문자가 오간다.
롯데월드타워가 생기면서 잠실 일대는 석촌호수 주변 테마파크, 민속촌, 뮤지컬 극장에 더해 콘서트홀, 수족관, 아트뮤지엄까지 도보로 즐길 수 있는 문화 중심지로 자리매김했다. 송파구에 따르면 롯데월드타워 오픈 전보다 방이동 먹자골목, 송리단길, 석촌호수의 월평균 방문객이 약 20% 증가했고 매출은 약 15% 상승했다. 롯데물산 관계자는 “초고층 빌딩이 들어서며 관광 명소가 된 것은 기본이고 지역 경제에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했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