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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원칙도 없고 비전도 안 보이는 여야 지방선거 공천

입력 | 2022-04-21 00:00:00

심각한 비대위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왼쪽에서 두 번째)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 위원장은 이날 전략공천관리위원회의 공천 배제 결정을 비판하며 경선을 통해 서울시장 후보를 공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공동취재단


6·1지방선거 공천을 둘러싼 갈등과 잡음이 끊이질 않는다. 국민의힘이나 더불어민주당이나 별반 다를 게 없다. 특정인 공천 배제를 놓고 연일 티격태격한다. 컷오프된 당사자들이 반발하는 일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전략공천과 경선 기준은 제멋대로다. 지방선거에 임하는 비전도 안 보인다. 당내 주도권을 누가 잡느냐의 싸움만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에선 서울시장 후보 공천을 둘러싼 갈등이 폭발했다. 전략공천관리위가 송영길 전 대표를 ‘대선 패배’ 책임 등의 이유로 공천에서 배제키로 한 게 도화선이 됐다. 송 전 대표는 “이재명 전 후보의 정치복귀를 반대하는 선제타격”이라며 반발했다. 친문(親文) 노영민 전 비서실장을 충북지사 후보로 단수 공천한 것과 적용 잣대가 다르다는 지적도 나왔다. 전략공관위 측은 “계파 공천 운운하는 것은 모욕”이라고 반박했지만 사실상 계파 내전(內戰)에 돌입한 형국이다.

국민의힘은 경기 충남 등에 윤석열 당선인과 가까운 인사가 경선에 나서면서 ‘윤심(尹心)’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강원에선 경쟁자가 있는데도 석연치 않은 이유로 컷오프시키고 대선 때 윤 당선인의 TV토론 대응 전략을 담당했던 전 KBS 앵커를 단수 공천키로 했다가 번복하는 일도 있었다. 애초 원칙 없이 공천을 했던 탓이다. 울산에선 경선 후보군에서 제외된 전직 시장이 “공천 농단”이라며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고 나서는 등 공천 잡음이 일고 있다.

공천은 ‘그들만의 리그’이지만 그들 마음대로 해도 되는 건 아니다. 국민 세금으로 막대한 정당보조금과 선거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거쳐야만 하는 이유다. 2016년 총선 당시 새누리당은 ‘옥새들고 나르샤’ 공천 파동으로 참패의 성적표를 받아든 전례가 있다. 공천 과정 자체가 그만큼 중요하다. 지방선거는 대선 결과와 무관하게 새로운 양상으로 전개될 수 있다. 어느 정당이 얼마나 공정하게 제대로 된 후보자를 추천하고 지방 발전의 비전을 내세우느냐에 따라 또 다른 민심의 평가와 심판이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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