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러 주최 차이콥스키 콩쿠르, 국제 음악계서 퇴출 국제콩쿠르연맹, 회원투표로 제명 정치적 이유로 회원 퇴출은 처음… 1958년 소련 문화부 주도로 창립 “러 정권, 자금지원-홍보도구 이용”… 콩쿠르측 “음악가 피해 부당” 항변
페터 파울 카인라트 국제음악콩쿠르연맹(WFIMC) 의장이 19일 소속 콩쿠르들에 보낸 영상 메시지에서 차이콥스키 국제콩쿠르를 회원에서 제명한 과정을 밝혔다. WFIMC 제공
세계 주요 콩쿠르인 차이콥스키 국제콩쿠르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국제음악콩쿠르연맹(WFIMC)에서 퇴출됐다. 세계 국제음악콩쿠르의 연합체인 WFIMC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13일 특별 총회를 열어 회원 콩쿠르들이 투표하기로 했고, 압도적 다수 의견으로 차이콥스키 국제콩쿠르를 즉시 회원에서 제명하기로 결정했다”고 19일 발표했다.
1957년 결성된 WFIMC가 정치적인 이유로 회원 콩쿠르를 퇴출시킨 건 처음이다. 이에 따라 WFIMC 회원 콩쿠르는 117개에서 116개로 줄었다. 투표에는 회원 콩쿠르 중 90곳이 참여했고 찬성 80표, 반대 2표, 기권 8표였다.
차이콥스키 국제콩쿠르 측은 “세계 음악공동체가 정치적 이유로 분열됨으로써 뛰어난 음악가들이 피해를 보는 것은 부당하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WFIMC 페터 파울 카인라트 의장과 플로리안 림 사무총장은 발표문에서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는 러시아의 잔혹한 전쟁과 반인도주의적 행위에 직면해, 러시아 정권이 자금을 지원하고 홍보의 도구로 이용하는 콩쿠르를 지원하거나 회원으로 둘 수 없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으로 64년 역사를 가진 차이콥스키 국제콩쿠르는 영향력과 권위에 타격을 입게 됐다. 내년 6월 예정된 이 콩쿠르 참가를 준비해온 연주자들의 피해도 예상된다.
차이콥스키 국제콩쿠르가 배출한 유명 음악가들
차이콥스키 국제콩쿠르가 배출한 유명 음악가들
차이콥스키 국제콩쿠르가 배출한 유명 음악가들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