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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향자 “민주, ‘검수완박’ 안하면 文정부 20명 감옥 간다더라”

입력 | 2022-04-21 11:08:00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K-디아스포라 범세계 추진연대 포럼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는 양향자 의원.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강행 처리 반대 입장문을 작성한 더불어민주당 출신 양향자 무소속 의원은 21일 “민주당 내 강경파 모 의원은 (검수완박 안 하면) 죽는다고 했다. 다른 분한테선 ‘검수완박을 처리하지 않으면 문재인 청와대 사람 20명이 감옥 갈 수 있다’는 말도 들었다”고 주장했다.

양 의원은 이날 공개된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검수완박 법안에 대해 “얼마나 많이 고민했는지 모른다. 법제사법위원회에 오고 나서 여러 번 회의를 하는데 말이 안 됐다. 나름 공부 열심히 해서 질문도 많이 했는데, (민주당 내 강경파인) ‘처럼회’ 이런 분들은 막무가내였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자신 명의로 ‘검수완박 법안을 따르지 않겠다’는 내용의 입장문이 퍼져 논란이 된 데 대해 “내가 쓴 것”이라며 “정확한 유출 경위는 모르겠다. 그러나 기분 나빠하거나 후회하지 않는다. 반대 소신에는 변함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입장문이 유출되니까 내가 국민의힘에서 (대가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자리를 약속받았다는 말까지 나오더라. 너무 황당했다”며 “정치를 안 하더라도 국익을 위해, 양심을 믿고 가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양 의원은 민주당이 검수완박을 밀어붙이는 이유에 대해 “박홍근 원내대표가 내게 두 가지를 말했다”며 “하나는 지지층마저 잃어버릴 수 없다는 것, 다른 하나는 이번에 안 하면 못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문 대통령 퇴임 전에 못 하면 안 된다는 맹신에 가까운 믿음이 있었다”면서 “그렇지만 어떻게 그런가. 대통령 탄핵도 시킨 국민인데 국민을 믿고 가야지 이럴 수가 있나. 아무리 말을 해도 듣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민주당이 자신의 반대 선언 이후 법사위 소속 민형배 의원을 ‘꼼수 탈당’시킨 것에 대해서는 “국회의원을 탈당시키는 발상에 경악했다. 정말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이라며 “민 의원은 법사위에 새로 들어와서 ‘닥치고 검수완박’만 외쳤다. 민주당이 이 법을 이런 식으로 통과시킨다면 국민으로부터 심판받아도 할 말이 없다”고 비판했다.

검수완박에 반대하면 민주당 복당이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에는 “이미 복당도 다 하기로 결정됐었다. 그 상황에서 민주당이 내게 도와 달라더라. 그러나 법안을 보니 도와줄 수가 없었다. 이거 해주면 복당시켜준다? 그건 내게 모욕”이라고 맞받았다.

양 의원은 “검찰 개혁에 반대하는 게 아니라 오늘내일 사이에 바로 할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제 정치 생명을 걸고 하는 말”이라며 “민주당 안에도 이 법에 반대하는 의원이 많다. 그런데 지금 상황은 ‘처럼회가 곧 민주당’이다. 복당 못 해도 어떻게 하겠나. 어쩔 수 없다”면서 마지막까지 뜻을 굽히지 않았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