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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해, 미국서 먼저 혼인신고…일찍이 사망보험금 노렸나

입력 | 2022-04-21 21:47:00

8억대 사망보험금을 노리고 남편을 숨지게 한 혐의로 공개수배된 이은해가 16일 오후 경기 고양시 덕양구의 오피스텔에서 검거, 고양경찰서로 인치되고 있다. 뉴스1


‘계곡 살인’ 사건의 피의자 이은해 씨(31)가 숨진 남편 윤모 씨(사망 당시 39세)와 미국에서 먼저 혼인신고를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21일 채널A 보도에 따르면 이 씨와 윤 씨는 2017년 3월 국내에서 혼인신고를 하기 전 2016년 미국에서도 혼인신고를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은 당시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라스베이거스 등을 여행하면서 결혼사진을 찍고 혼인신고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씨는 수사당국의 조사과정에서 “윤 씨가 결혼을 강하게 원했다”며 “국내에서 혼인신고를 하면 기초생활수급 자격과 한부모 보조금 혜택을 잃게 돼 미국에서 결혼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당시 이 씨에겐 이전에 사귀던 남성 사이에 낳은 어린 딸이 있었다.

수사당국 관계자들은 이 씨가 미국의 혼인신고 서류로 윤 씨의 사망보험금 수령이 불가능해지자 국내에서 재차 혼인신고를 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이 씨는 국내에서 혼인신고를 하고 5개월 뒤인 2017년 8월경 자신을 수익자로 지정한 윤 씨의 생명보험에 가입했다.

이 씨는 윤 씨에게 혼인신고를 하면 한부모 지원금을 못 받으니 자신이 원하는 만큼 경제적 지원을 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2019년 6월 경기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공개 수배됐던 이은해 씨(왼쪽 사진)와 공범 조현수 씨가 19일 오후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인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 법정에 들어서고 있다. 이 씨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고, 조 씨는 고개를 숙인 모습이다. 인천=뉴스1

앞서 지난 19일 이 씨와 그의 내연남이자 공범인 조현수 씨(30)가 구속됐다. 이 씨와 조 씨는 2019년 6월 경기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윤 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들이 윤 씨가 수영을 못 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계곡에서 다이빙하라고 부추겼고, 물에 빠진 윤 씨의 구조 요청을 외면해 숨지게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같은 해 2월에는 이 씨가 윤 씨에게 복어 독을 먹여 살해하려다가 미수에 그친 바 있다. 검찰은 당시 이 씨가 조 씨에게 텔레그램으로 ‘복어 피를 넣었는데 왜 안 죽지’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을 확인한 상태다. 하지만 이 씨는 구속영장 실질심사 때 재판부에 제출한 자필진술서에서 해당 혐의를 부인했다. 이 씨는 “복어를 구매해 회 손질을 맡겼고 누구 하나 빠짐없이 맛있게 먹었다”며 “복어 독으로 음독 살해하려 했다면 왜 다 같이 먹었겠나. 식당은 독이 섞인 부분을 절대 주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조 씨와 텔레그램으로 나눈 대화를 두고는 “너무나도 나쁜 얘기를 나눈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인천지방검찰청은 이 씨와 조 씨의 도피를 도운 사람이 최소 4명인 것으로 보고 있다. 1명은 은신처인 오피스텔 계약을 도왔던 명의자이고, 2명은 이달 초 경기 외곽으로 1박 2일 여행을 다녀올 때 동행했던 남녀다. 나머지 1명은 이 씨가 여행에서 숙박업소를 결제할 때 사용했던 신용카드 명의자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