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세부터 대장내시경 검사 중요 용종 제거하며 암발생 예방 효과 복부 절개 없는 복강경 수술 수술 후 통증 적고 회복속도 빨라
2월 인하대병원에서 복강경 우반결장절제술을 통해 대장암 수술을 받은 권순금 씨(오른쪽)가 간호사와 몸 상태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인하대병원 제공
권순금 씨(66)는 1월 동네 건강검진센터에서 대장암 진단을 받았다. 간 아래에 있는 횡행결장 근위부 오른쪽에 가로 4.5cm, 세로 3.5cm의 악성종양이 발견됐다. 가족력이 없는 데다, 특이 증상을 느끼지 못했고 건강에 자신이 있던 그에게 대장암 진단은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이었다.
인하대병원을 찾아 검진을 받았는데 그는 대장암 2기 진단을 받았다. 주치의 최선근 교수(외과)에게 수술 방법과 치료 과정에 관해 설명을 들은 권 씨는 2월 중순 성공적으로 ‘복강경 우반결장절제술’을 받았다.
최근에는 혹시 남아 있을지 모를 암세포를 제거하기 위해 ‘보조항암화학요법’을 시작했다. 권 씨는 “최 교수를 비롯한 의료진의 위로와 응원으로 희망을 잃지 않고 치료에 임할 수 있었다”며 “재발과 전이가 없도록 제시해주신 치료 계획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가 발표한 ‘2019년 국가암등록통계’를 보면 대장암은 국내에서 4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암이다. 전체 암 발생 25만4718건 중 11.4%인 2만9030건이 대장암이다. 전문가들은 30년 전부터 누적된 서구식 식생활과 비만 인구의 증가로 나타난 결과라고 분석했다.
대장암 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건강검진을 소홀히 하지 않는 노력이 필요하다. 초기에 발견하면 치료 성적이 좋다. 또 대장내시경 검사를 통해 용종을 선제적으로 제거하며 발생 자체를 예방할 수도 있다. 만 50세부터 3∼5년 주기로 검사하는 것을 권한다. 가족력이 있다면 40대부터 정기적인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균형 잡힌 식단과 규칙적인 운동도 중요하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세계운동권고안과 여러 연구들에 따르면 일주일에 5회 이상, 30분씩 중강도 운동을 하면 암 위험 요인 감소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숨이 약간 차고 땀이 날 정도로 빠르게 걷기, 자전거 타기 등이 대표적이다.
인하대병원은 환자 맞춤형 암 치료를 위해 2017년 6월 ‘암통합지원센터’를 개설했다. 10년 이상 암 환자 임상 경력을 지닌 암 전문 코디네이터(간호사)들이 정서적 지지부터 일정 관리까지 원스톱으로 환자를 책임진다.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내·외과계 교수와 방사선종양학과, 영상의학, 병리과 교수 등이 참여하는 다학제 진료를 통해 진단에서 수술 및 치료까지의 기간을 최소화한다. 모든 과정은 환자와 가족에게 공유한다.
대장암은 ‘서구형 암’으로 알려져 있다. 붉은색 육류와 가공육을 많이 섭취하는 서구형 식습관을 가진 사람에게서 발생할 확률이 높다. 또 고열량 식사와 잦은 음주, 적은 신체활동량이 발생 위험을 높인다고 알려져 식생활 습관과 연관성이 많다.
최 교수는 “권 씨는 수술 전까지 종양이 조금씩 커지고 있는 상태였는데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가동된 다학제 시스템의 득을 본 대표적인 사례”라며 “절제술을 성공적으로 마쳤고 이제는 재발과 전이 방지에 집중해 건강을 유지하길 응원한다”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