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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형·산업1부
제조업을 중심으로 최근 몇 년간 국내 대기업 경영진과 인사 담당자가 골머리를 싸매면서 붙들고 있는 문제 하나가 있다. ‘네카라쿠배당토’로 눈길이 가는 인재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일이다.
실제 본보 조사결과(21일자 A1·2면) 대기업끼리 비교하더라도 연봉 격차가 1억 원 이상 나는 시대가 됐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너무 부족한 정보기술(IT) 인력들을 중심으로 연봉 상승세가 가팔랐던 게 주요 요인으로 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침체기에 접어들었던 업종들은 임금이 제자리걸음을 했다. 임금 격차가 커진 배경이다.
4차 산업혁명기가 본격화하면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도 볼 수 있다. 시장 성장성이 높고 대규모 투자가 활발히 일어나는 IT 업종에서는 인재 유치를 위한 보상 쏠림이 강화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인재 영입에 나선 기업들은 스톡옵션(주식매수청구권)과 사이닝 보너스(입사 직원에게 주는 일회성 인센티브) 등 각종 보상 정책을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기업들 간 ‘성과급 경쟁’이 거셌던 배경이기도 하다. 다만 일정 직군에서의 연봉만 급격히 오르면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이가 많아지고 있다는 점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업종 간, 기업 간뿐만 아니라 기업 내부에서도 직무 간 연봉 양극화는 앞으로 더 심화할 가능성이 커서다.
특정 직군, 직무에 대한 보상 체계 강화는 중장기적으로는 기업 경영에 부담이 된다. 이런 부담은 결국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 역동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 실제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국내 12개 주요 업종별 매출 상위 10위에 포함되는 120개 기업의 인건비를 살펴봤다. 지난해 이 기업들의 인건비는 전년보다 1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임직원 수는 겨우 0.2% 늘었을 뿐이라고 한다. 여러 가지 배경이 있겠지만 고임금 구조로 인한 비용 증가가 신규 채용이나 투자 여력을 떨어뜨리는 요소 중 하나임은 분명해 보인다.
생존과 성장을 고민하는 기업들이 현명한 답을 찾아야 할 때다.
김재형·산업1부 mona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