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유럽 등 해외 관광객 돌아와… 이태원 등서 삼삼오오 쇼핑 즐겨 무급휴직 여행업체 직원 속속 복직… 2년만에 日여행업계 방한 답사도 “회복기 대비한 액션 플랜 세워야”
20일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체크인 카운터가 붐비고 있다. © News1
#1. 19일 오후 7시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거리에는 삼삼오오 관광에 나선 외국인들이 눈에 띄었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보기 힘든 광경이었다. 싱가포르에서 온 엘수피안 씨(30)는 “여자친구와 관광하려고 지난달 24일 입국했다”며 “한 달 더 체류하며 한국 영화나 드라마에 나왔던 장소를 둘러볼 것”이라고 했다.
#2. 이날 오후 8시 서울 강남역 인근에서 만난 카짐 씨(49)는 최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가족과 함께 입국했다. 두 딸의 성형 수술을 위해서였다. 석 달간 한국에 머물며 수술 경과를 살피고 서울 이곳저곳도 놀러 다닐 계획이다. 그는 “코로나19가 종식되면 ‘원정 성형’을 하러 오겠다는 지인들도 많다”고 덧붙였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사실상 종료되는 등 방역 지침이 완화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타격을 입었던 관광업이 회복하고 있다. 해외여행 수요가 폭증한 데 이어 방한 외국인도 다시 늘어나면서 여행사들은 무급휴직 등으로 돌렸던 직원들을 속속 복귀시키고 나섰다.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도 최근 한 달 새 해외 관광객이 늘었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소규모 상가 공실률이 지난해 4분기(10∼12월) 약 35%로 치솟으며 직격탄을 맞았던 이태원의 분위기도 달라지고 있다. 한 기념품 가게 사장은 “최근 동남아 관광객 위주로 손님이 좀 늘었다”며 “싱가포르와 태국, 말레이시아에서 왔다는 관광객들이 많았다”고 했다.
해외 입국자들의 자가격리 면제 이후 해외여행 수요가 폭증한 데 이어 외국인의 국내 여행 수요까지 늘면서 여행업체들은 정상 근무에 시동을 걸고 나섰다. 하나투어는 지난해 말부터 코로나19 이후 무급휴직을 했던 직원 전원이 복직해 정상 업무에 돌입했다. 모두투어는 전체 인원의 35%까지 복직했다. 여행업계는 회복 분위기를 보고 여름 성수기 직전까지는 50%까지 복직비율을 높일 계획이다. 노랑풍선은 전체 70%가량의 직원이 다시 돌아와 근무하고 있다. 최근 임원급 직원을 신규 채용하기도 했다.
최근 한국관광공사는 일본 주요 여행사 임원 등 일본 여행업계 관계자들을 초청해 국내 인기 관광지를 돌아보는 방한(訪韓) 답사를 2년 만에 재개했다. 일본은 입국 시 아직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 김명섭 한국관광협회중앙회 이사는 “여행업이 본격적으로 회복돼도 코로나19로 무너진 관광업 인프라가 빨리 복구되지 않을 수 있다”며 “지금부터 여행업 회복기를 대비한 구체적인 액션플랜이 시급하다”고 했다.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