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방역 당국이 거리두기 해제에 이어 다음주 실외 마스크, 다음달 하순 코로나19 확진자 격리의무 해제 여부까지 결정하기로 했지만 추가 완화 조치가 6월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감염병 등급 하향 등을 담은 ‘포스트 오미크론 대응계획’은 현 정부가 발표했지만, 실제 5월 하순 격리의무 해제 여부에 대한 결정은 다음달 10일 출범하는 새 정부가 하게 되기 때문이다.
22일 뉴시스 취재에 따르면 코로나19 비상대응특별위원회(코로나특위) 안팎에서 현 정부의 ‘포스트 오미크론 대응계획’이 수정될 수 있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정부와 방역 당국이 지난 15일 발표한 ‘포스트 오미크론 대응계획’은 코로나19의 법정 감염병 등급을 1급에서 2급으로 하향하고, 4주간 이행기를 거쳐 5월 하순 확진자 격리 의무를 ‘권고’로 바꾸는 것이 골자다.
의료체계도 격리·음압병상 및 재택치료 대신 1차 의료기관 위주 치료 및 재택관리체계로 전환되며 국가가 전액 부담하던 코로나19 검사·치료비에 본인부담금이 늘어나게 된다.
이르면 5월23일부터 이 같은 체계가 전면 시행되지만 방역 당국은 실제 이행기 종료 및 연장 여부를 5월 하순께 결정할 방침이다. 다음달 10일 출범하는 새 정부에 공을 넘긴 셈이다.
이에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은 지난 20일 ‘코로나 대응 메시지’를 통해 “4주간의 이행기를 거쳐 5월말 격리의무를 완전히 해제한다고 일정을 정하는 것은 상당히 성급한 접근”이라며 “인수위의 코로나 특위는 이행기의 일정을 확정하지 않도록 정부 측에 의견을 전달했다. 차기 정부는 충분한 검토를 거쳐 가능하다고 판단될 때 격리의무를 해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미 질병관리청(질병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일상방역관리팀장은 전날 비대면 기자설명회에서 2급 감염병 하향 여부와 관련해 “위험도나 유행상황, 전문가 의견, 현재 인수위 코로나특위에서 제기하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1달 뒤에 판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격리의무를 해제하지 않고 격리기간만 단축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4주후 상황이라 지금 단정적 답변은 어려운 부분”이라며 “신종 변이나 방역상황 변화하면 대응전략 달라질 수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다만 “다른 나라의 상황을 보면 7일 의무 또는 권고, 5일간 의무 또는 권고 등 각국 방역상황이나 정책적 판단에 따라 다양하다”며 “격리기간 단축도 고려할 방안이긴 하지만 과학적 근거에 따른 것이기 보다는 사회경제적 고려가 꽤 큰 판단”이라고 봤다.
방역 당국은 거리두기를 해제하더라도 5월 하순 또는 6월까지도 현재의 유행 감소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인수위는 정부가 다음주 결정하기로 한 실외 마스크 계속 착용 여부에 대해서도 “마치 코로나가 없는 것처럼 모든 방역조치를 해제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며 “실외 마스크 프리선언은 보다 신중해야 한다”고 방역 완화 조치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이 같은 조치를 두고 인수위가 방역 완화 여파를 떠안게 될까봐 부담감을 표출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익명의 감염병 전문가는 “코로나19에 감염된 국민보다 아직 감염되지 않은 국민들이 더 많기 때문에 변이 영향으로 5월 하순이나 6월에 확진자 수가 다시 늘어날 수 있다”며 “유행이 커지면 방역을 감당하는 것은 고스란히 다음 정부의 몫이 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전문가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인데 5월 하순에는 현 정부·여당과 야당의 공수가 역전되지 않겠느냐”며 “현 정부가 일종의 함정을 판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방역 당국은 정권이 바뀌더라도 과학적인 근거에 따라 정한 방역 정책 기조를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질병관리청(질병청) 관계자는 “질병청은 과학자 집단으로서 정권이 바뀌더라도 정치적인 영향을 받지 않고 할 말을 할 것”이라며 “현 정부에서도 객관적 근거에 따라 소신을 지켰다”고 강조했다.
[세종=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