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장기화함에 따라 우크라이나에 남아있던 시민들도 견디다 못해 위험을 무릅쓰고 탈출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남아있던 시민들은 도시를 떠나는 것이 더 위험하다고 생각했지만 러시아군의 공습을 피해 지하실에 숨어지내고, 시신을 묻을 공간이 없어 3주 째 방치되는 등 참혹한 모습을 견딜 수 없었다고 전했다.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은 러시아의 침공 이후 지하실 등지에서 생활을 이어오다 최근 우크라이나를 탈출한 시민들의 사연을 보도했다.
그녀는 이번 침공에서 가장 격렬한 전투의 중심지인 우크라이나 남동부 마리우폴에 있었다며 쏟아지는 로켓과 총알을 피하기 위해 사람들이 지하실로 대피했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저공비행하는 비행기가 도시를 폭격할 때 출입문에서 떨어져 몸을 움크렸고, 희미한 불빛이 그들을 노출시켜 위치가 발각될까 두려움에 떨었다고 했다. 또 오래된 문을 침대로, 양동이를 간이 화장실로 이용하고, 저온에서 천천히 익힌 파스타를 먹었다고 말했다.
침공 전 마리우폴에 살던 43만여명의 시민 중 13만~20만여명 정도가 남아있을 것으로 추산될 뿐 정확한 인원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주의적 통로를 통해 빠져나가려는 노력은 저조했으며, 그들 대부분은 돈과 생필품이 부족한 것으로 전해졌다.
매체는 포위된 도시에서 베스크로브나가 탈출한 것이 왜 많은 시민들이 지금까지 남아있었는지에 대한 예시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도시에 머무르는 것은 죽음을 의미할 수도 있었지만 떠나는 것은 더 높은 위험을 수반하기 때문이다.
그녀의 어머니 올가는 “유리, 전선, 시신 등 모든 것이 폐허”라며 “시민들은 다른 곳이 없기 때문에 학교와 아파트 주변에 시신을 묻는다. 시신 옆에 시신이 이어져 있고 3주 이상 방치됐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