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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곧고 푸른… 대나무를 닮은 고장에 대해

입력 | 2022-04-23 03:00:00

◇대나무숲 담양을 거닐다/황호택·이광표 지음/344쪽·2만2000원·컬처룩




전남 담양군에는 가사문학(歌辭文學)면이 있다. 면 단위 행정구역의 이름이다. 관동별곡부터 사미인곡에 이르기까지 조선시대 가사문학 작품에는 유독 담양의 아름다운 자연을 배경으로 한 것이 많다. 이른바 ‘담양 18가사’라는 말이 있을 정도.

인터뷰 연재로 유명한 현직 언론인과 오랫동안 문화재 분야를 취재한 전직 언론인인 교수가 함께 쓴 이 책은 담양을 현지 답사한 뒤 쓴 기행문이다. 앞서 두 사람은 경기 남양주시의 역사를 해설한 ‘왕들의 길, 다산의 꿈 조선 진경 남양주’(컬처룩)도 같이 썼다.

이번에는 담양의 가사문학을 비롯해 고택과 대나무, 누각과 정자에 얽힌 흥미로운 이야기를 풀어냈다.

담양의 상징인 대나무는 빼놓을 수 없는 소재. 담양 관광 1번지 죽녹원과 유엔식량농업기구(FAO)의 세계중요농업유산에 등재된 삼다리 대나무숲 및 만성리 대나무밭, 대나무 공예 장인을 통해 대나무의 역사와 미래를 짚는다. 양곡 창고를 고쳐 지어 대나무 파이프오르간 연주를 들려주는 담빛예술창고를 특히 자세하게 묘사했다. 옛것뿐 아니라 새롭고 역동적인 문화가 공존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

잘 알려지지 않은 역사적 장소에 대한 정보도 담았다. 담양 금성산성은 임진왜란 당시 의병 거점이었고, 동학농민군과 항일의병의 격전지였다. 다채로운 사진과 함께 생동감 있는 글을 읽다 보면 어느덧 담양 여행을 떠올리게 될지 모른다.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