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화상회의’는 직장 생활의 한 부분이 됐다. 재택근무로 멀어진 물리적 거리를 해소하고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다는 편리성 덕분이다. 하지만 화상회의의 효과성에 대해서 여전히 이견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어떻게 물어봐야 말수 적고 소심한 직원까지도 쓸 만한 아이디어나 피드백을 내놓을까?”라는 난제는 화상회의가 일상이 된 현재도 해결되지 않는 고민이다. 어떻게 하면 화상회의 때 조용히 입을 다물고 있는 직원들의 말문을 열 수 있을까. 프레젠테이션 코칭 전문가이자 ‘요점만 말하는 책’의 저자인 조엘 슈워츠버그는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디지털 기사를 통해 화상회의를 효과적으로 이끌 수 있는 8가지 전략을 제시했다.
슈워츠버그에 따르면 먼저 화상회의에서 인사이트 있는 답변을 듣기를 원한다면 회의 전에 미리 5가지 예상 질문을 정리해 회의 참가자들에게 이메일로 보낼 것을 권고한다. 이를 통해 회의 참가자들이 미리 회의의 주요 어젠다 및 쟁점을 이해하고 생각해 볼 시간을 갖도록 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화상회의 참여 활성화를 위해 내부 지침을 만드는 것이다. 이를테면 “회의 시간이 한 시간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각자 가능한 한 간단히 말해 모두가 의견을 낼 수 있도록 합시다”라는 식으로 기준선을 그어둘 수 있다. 또한 화상회의 시 카메라 기능을 켜두는 것을 의무 사항으로 하는 것이 좋을 수 있다. 누군가 보고 있다고 느낄 때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때문이다.
채팅에서 간단한 의견을 구하는 데 성공했다면 추가 질문을 통해 이를 구체화해야 한다. “김 대리님, 마이크를 켜고 왜 2번을 골랐는지 설명해 줄래요?”라든지 “장 책임님, 이 제품은 한마디로 ‘혁신적’이라고 했는데 직접 이유를 들려주겠습니까?” 하는 식으로 말이다. 채팅창에 남긴 자신의 의견을 말하라고 하면 백지에서부터 답변을 생각해 말하는 것보다 훨씬 수월하다. 회의에서 좀처럼 손들지 않고 자리를 지키는 직원 사이에서도 호응이 좋다.
다섯째, 요구 사항을 정확하게 밝히는 것도 효과적이다. 직접적인 압박을 가하지 않고 답변을 끌어내고 싶을 때 “딱 아이디어 세 개만 냅시다”라고 제안하자. 그러면 모든 참가자가 입을 열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주지시키기 때문에 불안감이 누그러진다. 동시에 이 세 개를 구하기 전까지는 꿈쩍도 하지 않겠다고 메시지를 던질 수 있다.
여섯째, 참가자에게 무안을 주지 말자. 물론 일부러 팀원에게 수치심을 안기고 싶어 하는 리더는 잘 없다. 하지만 많은 리더가 자신도 모르게 “단 한 명도 질문할 게 없습니까? 지금 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들 알고 있죠? 그런데도 아무도 질문이 없다니 믿기지 않는군요”라고 불평을 털어놓는다. 무안 주기가 시작되는 순간이다. 회의 막바지에 의견을 내지 않고 있던 직원을 콕 짚어서 발언하라고 요구하는 것도 무안 주는 행동에 해당한다. 거듭 당부하건대 회의에서 침묵할 권리도 권리다.
질문을 하고 기다렸으나 서늘한 침묵만 이어지는 상황이라면 새로 질문을 던지거나 답하기 더 편하게 기존 질문을 수정해야 한다. 얼마나 오래 이 침묵을 인내해야 할까? 슈워츠버그는 ‘7초 룰’을 제안한다. 알찬 의견이 나올 때까지 넉넉히 시간을 줘야 한다고 생각해서다.
이 글은 HBR(하버드비즈니스리뷰) 디지털 아티클 ‘줌 회의에서 소심한 사람도 말하게 하려면’ 원고를 요약한 것입니다.
조엘 슈워츠버그 프레젠테이션 코치
정리=장재웅 기자 jwoong0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