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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세 나겔스만 감독 ‘기사회생’

입력 | 2022-04-25 03:00:00

뮌헨, 분데스리가 10연패… 유럽축구 5대 리그 최초
伊 유벤투스 9연패 기록 넘어서 통산 32번째로 분데스리가 우승
나겔스만, 부상으로 21세에 은퇴… 29세에 감독 데뷔후 뮌헨 첫 시즌
獨협회컵-챔스리그 중도탈락 수모
성적기대 컸던 명문팀 극성팬들에 400건 넘는 살해협박 시달리기도




‘분데스리가의 거인’ 바이에른 뮌헨이 유럽 축구 5대 빅리그를 통틀어 처음으로 10연패(連覇)를 달성했다. 선수 시절 부상으로 분데스리가에서는 뛰어보지도 못하고 21세에 은퇴한 율리안 나겔스만 뮌헨 감독(35)은 지도자로 리그 정상을 경험했다.

토마스 뮐러

뮌헨은 24일 도르트문트와의 안방경기에서 3-1로 승리했다. 이로써 승점 75(24승 3무 4패)가 된 뮌헨은 2위 도르트문트(승점 63)와의 격차를 12점으로 벌리면서 남은 세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우승을 확정했다. 2012∼2013시즌부터 10년 연속이자 분데스리가(전신 독일챔피언십 포함) 통산 32번째 우승이다. 뮌헨은 2015∼2016시즌에 분데스리가 최초의 4연패를 이룬 뒤 이후 연속 우승 기록을 계속 늘려가는 중이다. 뮌헨 유스팀 출신으로 2008년 프로 데뷔 이후 뮌헨에서만 뛰고 있는 ‘원클럽 맨’ 토마스 뮐러(33)는 분데스리가 최초로 11번 우승한 선수가 됐다. 도르트문트를 8년간 지휘하며 분데스리가를 경험했던 위르겐 클로프 리버풀(잉글랜드) 감독(55)은 최근 가디언 인터뷰를 통해 “뮌헨은 독일 클럽 중 단연 경쟁력이 가장 강한 팀이다. 구단과 선수 모두 수준이 높다”고 했다.

뮌헨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와 프리메라리가(스페인) 세리에A(이탈리아) 리그1(프랑스) 등 이른바 유럽 축구 5대 빅리그 클럽 중 리그 10연패를 달성한 최초의 팀이 됐다. 종전 기록은 뮌헨과 세리에A의 유벤투스가 함께 갖고 있던 9연패로, 유벤투스는 2019∼2020시즌까지 9연패를 했었다.

EPL에서는 아스널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리버풀, 허더즈필드가 각각 3시즌 연속 우승한 적이 있다. 프리메라리가에서는 레알 마드리드가 5연패를 두 차례 했다. 리그1에서는 7년 연속 우승한 올랭피크 리옹이 최다 연패 기록을 갖고 있다. 유럽 리그는 아니지만 멕시코 리그의 베라크루스가 작성한 24연패가 프로축구 리그 최다 연패 세계기록이다.

온몸으로 마시는 우승 축배 24일 율리안 나겔스만 바이에른 뮌헨 감독이 2021∼2022시즌 분데스리가 우승을 확정한 뒤 대형 맥주잔을 들이켜는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나겔스만 감독이 마시고 있는 맥주는 뮌헨의 공식 스폰서인 파울라너 맥주로 우승 세리머니를 위해 따로 제작한 3L짜리 잔에 담았다. 사진 출처 바이에른 뮌헨 인스타그램

이번 시즌 개막을 앞두고 뮌헨 사령탑에 오른 나겔스만 감독은 이번 리그 우승으로 잃었던 웃음을 되찾게 됐다. 나겔스만 감독은 이번 시즌 독일축구협회(DFB)컵 16강 탈락에 이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도 탈락하자 팬들로부터 400건이 넘는 살해 협박을 받기도 했다. 2016년 2월 호펜하임의 지휘봉을 잡으면서 분데스리가 사령탑으로 데뷔한 나겔스만은 이후 지도력을 인정받으며 승승장구했다. 호펜하임 감독을 맡을 당시 29세로 분데스리가 역사상 두 번째로 어린 감독이었던 나겔스만은 DFB 지도자 자격시험에서 만점을 받기도 했다. 젊은 신세대 감독답게 팀 훈련 때 드론으로 선수들의 움직임을 촬영한 뒤 이를 전술 분석 자료로 활용할 만큼 비디오 분석을 중요하게 여기는 지도자다.

나겔스만은 10연패를 달성한 뒤 “쉽지 않은 시즌이었다. 많은 일들이 있었고 차질도 빚었다”며 “다음 시즌에 리그 11연패를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