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측-국힘, 여야 합의안 부정 기류에 “파기 위한 밑자락 우려” 즉각 반발 합의안 원점으로 되돌릴 경우 검수완박 원안 강행 분위기
24일 국회에 설치된 대통령 취임식 엠블렘.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더불어민주당은 24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과 국민의힘이 검찰 수사권 조정과 관련한 여야 합의안에 대해 부정적인 뜻을 내비치자 “윤 당선인은 예정된 검찰 정상화 국회 입법을 존중하라”며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당내 강경파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박병석 국회의장의 중재안을 받아들인 만큼 합의안을 건드릴 수 없다는 경고다.
민주당 이수진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윤 당선인이 벌써부터 여야 합의를 파기하기 위한 밑자락을 깔고 있지 않은지 우려스럽다”며 “윤 당선인이 검찰의 기득권 수호 논리와 같은 맥락으로 헌법을 언급한 것이라면 이는 헌법의 취지에 대한 심각한 왜곡”이라고 비판했다. 윤 당선인이 여야 합의안을 두고 “취임 이후 헌법 가치 수호를 위한 대통령으로서의 책임과 노력을 다하겠다”고 언급한 발언을 겨냥한 것. 22일 여야 합의에 따르면 형사소송법, 검찰청법 개정안은 문재인 대통령 임기 중 의결되지만 이른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치 등은 윤 당선인 취임 이후로 입법이 이뤄진다.
민주당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심각한 모순점이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의 입법 추진은 무리”라고 한 것에 대해서도 “합의에 영향을 미칠 수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22일 여야 합의안에) 대통령직인수위원회도 존중한다고 했다”며 “원내 사항의 협상 파트너는 이 대표가 아니라 권성동 원내대표”라고 했다.
여기에 이 경우 민주당 강경파 의원들의 주장에 다시 한번 힘이 실릴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검수완박을 주도한 강경파 황운하 의원은 23일 페이스북에 “검찰 직접수사권을 점진적으로 완전 폐지한다는 내용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합의는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주장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