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국힘 “검수완박 재논의” vs 민주 “파기땐 바로 법안 처리”

입력 | 2022-04-25 09:44:00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가운데)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여야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처리를 놓고 또다시 극한 대치로 치닫고 있다.

국민의힘 최고위원회는 25일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 박탈) 중재안에 대해 “선거·공직자 범죄와 관련해 미흡하다고 판단했다”며 “재논의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여야가 박병석 국회의장이 전달한 최종 중재안에 합의한 지 사흘 만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에 대해 “파기 즉시 검찰개혁법안을 국회에서 통과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진행한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이같은 결과를 내렸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재논의라는 단어에 민주당이 그렇게(파기) 발언한다면 국민이 안 좋은 시각으로 볼 것”이라며 “우려하는 지점이 명확하고 국민 입장에서 재논의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권 원내대표는 “원래 부패·경제·선거·공직자 범죄 등 4개를 검찰이 직접 수사대상으로 하자는 게 우리 당 입장이었는데 민주당이 어렵다해서 제외시키는 것으로 결론낸 것”이라며 “6개 중 몇 개를 넣느냐 마느냐는 자존심 싸움에 의해 이렇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를 두고 야합한 거 아니냐. 당장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인이 수사받기 싫어 짬짜미(담합)한 것 아니냐는 여론이 많다. 국민이 오해하게 만든 건 정치권의 책임”이라며 “민주당도 열린 마음으로 재논의에 응해달라”고 촉구했다.

권 원내대표가 이날 박병석 국회의장에게 재논의 입장을 전달했다. 그는 박 의장을 면담한 후 기자들에게 “국민들로부터 오해 받은 선거, 공직자 범죄에 대해 추가적 재논의가 필요하다는 말을 드렸고 의장님은 여야 원대끼리 논의해 봐라, 당신도 숙고를 하시겠다는 취지의 말씀을 하셨다”라고 전했다.

박 의장은 상황을 지켜보며 말을 아꼈다. 그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재안 파기 위기에 “말을 아낄 때”라며 “더 이상의 의견 피력은 안 하겠다”고만 했다.

민주당은 재논의를 시사한 국민의힘을 향해 강하게 반발했다.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은 같은날 오전 국민의힘을 향해 “여야 (중재안) 합의를 파기하려는 시도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합의 파기 즉시 검찰개혁법안을 국회에서 통과시키겠다는 것을 미리 밝혀둔다”고 말했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여야 합의대로 금주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검찰청법 및 형사소송법 개정안 조문작업을 조속히 끝내고 28, 29일 본회의를 열어 처리할 것”이라며 “인수위와 국민의힘은 의회 민주주의의 합의를 존중하고 성실히 이행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이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국회의 가장 큰 이슈에 대해 어렵게 의장 중재로 합의한 내용을 이렇게 헌신짝 내던지듯 파기하면 앞으로 국민의힘과 윤석열정부는 민주당 협조를 하나도 받지 않겠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진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예정한대로 오늘 국회 법사위에 법안 심사 일정 진행할 예정”이라면서 “국회의장과도 현 상황을 긴밀하게 상의하고 의장의 중재로 마련된 합의를 이행하기 위한 국회 의사 절차에 대해서도 긴밀하게 상의할 것”이라며 합의 파기시 민주당 단독 처리를 시사했다.

앞서 민주당·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22일 검찰의 직접 수사 범위를 현행 6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에서 부패와 경제 등 2개 분야로 축소하는 법안을 이달 말 처리하기로 전격 합의했다.

다만 중재안대로 시행될 경우 정치인과 고위공직자 등 권력층 수사가 부실해질 수 있다는 법조계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김오수 검찰총장과 전국 고검장 6명 등은 집단 사의를 표명하면서 검수완박 법안을 반대하고 나섰다. 김 총장은 이날도 기자간담회에서 “검수완박 법안의 시행 시기만 잠시 늦춘 것에 불과하므로 검찰은 중재안에 동의할 수 없다”며 기존 반대 입장을 고수했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