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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수완박 중재안 파기에 朴의장 결단 주목…“지금은 말 아낄 때”

입력 | 2022-04-25 12:35:00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중재안이 25일 여야 합의 사흘 만에 폐기 위기를 맞으면서 박병석 국회의장의 선택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22일 여야 원내지도부와 전직 국회의장, 정부 관계자, 전문가 등의 의견을 수렴해 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 관련 법안의 일부 조항을 수정한 중재안으로 극적 합의를 이끝어냈지만 국민의힘이 이를 다시 뒤집은 데 따른 것이다.

여야가 공히 자당의 입장대로 결단을 내려줄 것을 촉구하고 나선 가운데 박 의장은 일단 말을 아낀 채 숙고에 들어간 모습이다.

박 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민의힘의 합의 번복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지금은 제가 말을 아낄 때”라며 “더 이상 의견 피력은 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이준석 대표가 중재안 합의 재검토를 시사했던 국민의힘은 이날 권성동 원내대표가 검찰 직접 수사가 가능한 6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 중 중재안에서 삭제키로 한 선거 범죄와 공직자 범죄를 남겨야 한다며 재협상을 요구한 상황이다.

이에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중재안을 파기할 경우 6대 범죄 모두에 대해서 수사권을 박탈키로 한 원안을 그대로 밀어붙이겠다고 강경한 입장을 보여 정국은 다시 파국을 향해 달려가는 모습이다. 다만 실제로는 민주당이 국민의힘과 합의한 중재안을 처리할 가능성이 있어 이럴 경우 박 의장이 민주당에 협조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만일 중재안이 끝내 파기된다면 민주당은 원안 밀어붙이기 속에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를 통한 본회의 대치가 현실화될 전망이다.

이 경우 본회의 직권상정과 임시회 회기 결정 권한 등을 가진 박 의장이 어떤 결단을 내리느냐에 따라 검수완박의 향방도 달라질 수 밖에 없다.

이에 국민의힘은 검수완박 재논의를, 민주당은 단호한 대응을 각각 박 의장에게 요청했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비상대책위원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오전에 박 의장과 통화했다. 박 의장도 이 문제에 대해서는 단호한 입장”이라며 “의장은 이 합의 사항대로 당연히 이것은 이행돼야 한다라고 생각을 하고 계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합의를 깰 경우 박 의장도 민주당 요구대로 법안 처리 쪽에 힘을 실어줄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박 의장을 찾아 재논의를 요청한 뒤 기자들과 만나 “국민들로부터 오해 받은 선거, 공직자 범죄에 대해 추가적 재논의가 필요하다는 말을 드렸고 의장님은 여야 원대끼리 논의해 봐라, 당신도 숙고를 하시겠다는 취지의 말씀을 하셨다”고 했다.

박 의장 측은 애써 마련한 중재안이 잉크도 채 마르기도 전에 파열음을 내는 것에 불편한 기색이지만 일단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박 의장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의장은 중재안을 내놓았고 여야가 합의해서 발표해 끝났는데 자기들의 문제로 이렇게 된 것 아니냐”며 “지금은 여기서 의장이 어떤 입장을 말하는 것 자체가 우스울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여야의 입장차가 다시 드러났는데 그것은 여야가 협의해야 할 문제이지 아직 의장에게 결단이 넘어올 단계는 아니다”라며 “의장은 당분간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