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가운데)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키이우를 방문한 로이드 오스틴(왼쪽) 미 국방장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을 만나 회담 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AP/뉴시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두 달을 맞은 24일(현지 시간) 미국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전격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심야 회동했다. 90분간 이어진 회동에서 미국은 우크라이나와 다른 동유럽 국가들에 7억1300만 달러(약 9000억 원) 규모의 추가 군사 지원을 약속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 고위관계자는 이날 블링컨, 오스틴 장관이 키이우에서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 드미트리 쿨레바 외교장관, 올렉시이 레즈니코프 국방장관과 회담하고 추가 군사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바이든 행정부가 정부 고위급 대표단을 우크라이나에 보낸 것은 처음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14, 21일 각각 8억 달러 상당 무기 지원 계획을 밝힌 데 이어 다시 7억1300만 달러를 제공해 우크라이나와 동유럽 국가들의 방공망을 비롯한 첨단 무기 체계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무기 체계와 호환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또 개전 초기 철수했던 우크라이나 대사관을 키이우로 복귀시키고 2019년 이후 공석인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 대사로 브리짓 브링크 현 슬로바키아 대사를 지명하기로 했다.
존 파이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은 이날 러시아의 몰도바 공격 가능성 시사에 대해 “미국은 러시아의 전쟁 목표가 달라지면 지원과 접근법을 민첩하게 조정하는 능력을 보였다”며 추가 군사 지원을 언급했다. 러시아의 테러지원국 지정 가능성에 대해 “모든 추가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