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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자리 비우고, 방범창도 없고…상주 유치장 ‘예견된’ 도주

입력 | 2022-04-25 15:41:00

면회 중 2층 창문으로 달아나
경찰 접수 위해 자리 비워… “과실 여부 자체 조사 중”



뉴시스


경북 상주경찰서 유치장에 수감된 피의자가 면회 도중 경찰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탈출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이 벌어질 당시 담당 경찰관이 자리를 비웠고 방범창도 없는 등 유치장 보안 시설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 전반적인 피의자 관리가 허술했던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경찰에 따르면 피의자 A 씨(21)는 전날 오후 7시경 상주경찰서 유치장 면회실에서 지인과 면회를 하고 있었다. 유치장 건물은 1,2층 구조로 1층은 면회실과 유치장이 있고 2층은 과거에는 유치장으로 사용했으나 현재는 유휴 공간으로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면회실 안에는 A 씨를 감시하는 경찰관 1명이 있었고, 유치장에도 경찰관 1명이 근무를 서고 있었다.

상주경찰서 유치장 면회실. 뉴시스

오후 7시 18분경 A 씨가 지인과 면회를 하던 중 A 씨 모친이 찾아와 다시 면회 신청을 했는데, 이 때 면회실 안에서 A 씨를 감시하던 경찰관이 접수를 하러 잠깐 자리를 비웠다. A 씨는 이 틈을 타 면회실 밖으로 빠져나왔으며 2층 창문을 통해 건물 밖으로 달아났다고 한다. 2층 창문은 수년 전 리모델링 공사 때 방범창을 제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담당 경찰관의 과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자체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25일 오전 2시경 A 씨의 도주를 도운 B 씨를 긴급체포했다. B 씨는 전날 유치장에서 탈출한 A 씨를 자신의 차량에 태워 다른 지역까지 데려다 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주변 폐쇄회로(CC)TV를 확인해 B 씨가 A 씨를 태우는 장면 등을 확보했고, B 씨의 거주지에서 그를 체포했다.

A 씨의 행방은 현재 오리무중이다. 경찰은 “CCTV 분석 및 추적을 통해 A 씨의 도주 경로를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A 씨는 앞서 21일 문경시의 한 도로에서 지인 2명과 함께 행인에게 폭력을 휘두른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으며 24일 구속됐다.


상주=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