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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서 시식하고, 팝콘 들고 영화 관람… 시민들 “반갑다, 실내취식”

입력 | 2022-04-26 03:00:00

다중이용시설 실내취식 허용 첫날



직원도 손님도 모두 “반갑네요”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방역을 위해 금지됐던 실내 다중이용시설 내 취식이 25일 다시 허용되자 이날 서울의 한 대형마트를 찾은 손님이 시식 코너에서 음식을 받아들고 있다(왼쪽 사진). 이날 서울 용산구의 한 영화관에서 손님들이 팝콘과 음료를 구입하고 있다(오른쪽 사진). 신원건 laputa@donga.com·양회성 기자


“한번 드셔보고 가세요!”(대형마트 시식코너 직원)

“팝콘을 먹으면서 보니 영화 볼 맛 나네요.”(영화 관람객 이모 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금지됐던 실내 다중이용시설 및 교통수단 내 취식이 허용된 첫날인 25일. 대형마트, 영화관 등은 코로나19 사태 이전으로 돌아간 것처럼 활기가 돌았다. 유통업계는 실내 취식 허용으로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소비심리가 한층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시식 행사 문의 폭증”
이날 서울시내 대형마트에선 식료품 판매대 앞 시식·시음 코너가 부활했다. 시식대는 방역 지침에 따라 각각 3m 이상 떨어져 설치됐다. 영등포구의 한 마트에서는 “시식하고 가세요”라는 직원의 말에 이끌린 고객들이 잠시 마스크를 내린 채 종이컵에 담긴 양념 돼지고기를 맛봤다. 직원은 손님들이 1m 간격을 지키도록 안내했다.

이 마트를 찾은 윤모 씨(58)는 “시식대에서 먹어 보니 고기 맛이 좋아 바로 한 팩 구매했다”며 “이것저것 맛보는 재미가 다시 생겨 반갑다”고 했다. 고기 시식코너 직원 A 씨는 “시식 후 바로 제품을 구매한 손님이 오후에만 10명 정도”라고 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이달 중순 거리 두기 해제 일정이 발표된 뒤부터 식음료 업체들의 시식 행사 문의가 폭증했다”면서 “곧 매장 분위기가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갈 것으로 본다”고 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시식 정상화로 식품 매출이 전보다 20∼30%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 열차·학원서 먹을 포장 주문 이어져
영화관에서도 이날부터 식음료 취식이 가능해졌다. 서울 마포구의 한 영화관을 찾은 이모 씨(37)는 “팝콘과 콜라를 들고 상영관에 들어가니 새삼 영화 보는 기분이 났다”고 했다. 이 영화관 직원은 “오늘 ‘상영관 안에서 팝콘 먹을 수 있냐’고 묻는 손님이 많았다”고 했다.

서울역사 내 음식점은 이른 아침부터 열차에서 먹을 음식을 주문하는 이들로 붐볐다. 한 매장 직원 남성순 씨(58)는 “오전 6∼7시 사이 매출이 보통 10만 원 선이었는데, 오늘은 20만 원을 넘었다”며 웃었다. KTX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김태현 씨(33)는 “기차에서 아침을 해결할 수 있게 돼 출근 준비가 더 여유로워질 것”이라고 했다. 서울고속버스터미널 내 매점에서도 버스에서 끼니를 때우려는 승객들의 포장 음식 주문이 이어졌다.

학원, 독서실 등에서 취식이 가능해지면서 학원가 주변 식당에도 활기가 돌았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박주혁 씨(36)는 “학부모들이 자녀가 학원에서 먹을 간식을 많이 포장 주문하고 있다”고 했다.

백화점 화장품 매장 풍경도 확 달라졌다. 이날 서울 영등포구 한 백화점 립스틱 매장에선 손님들이 마스크를 잠시 내리고 립스틱을 면봉에 묻혀 입술에 발랐다. 전날까진 매장 자체 규정상 손등에만 바를 수 있었다. 향수 매장에서도 손님들이 마스크를 잠시 벗고 향기를 맡는 모습이 보였다.

25일 0시 기준 신규 코로나19 확진자는 3만4370명으로 집계됐다. 하루 확진자 수가 3만 명대로 감소한 건 올 2월 8일 이후 76일 만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거리 두기 해제 후에도 코로나19 유행이 감소 중”이라고 했다.



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