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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오후 12시께. 서울 강남구에서 만난 회사원 이모(34)씨의 손에는 편의점 도시락이 들려 있었다. 그는 “재택근무를 마치고 오랜만에 회사 근처 백반집을 갔는데 가격이 만원이 넘었다”며 “저렴해서 즐겨찾았는 식당이었는데 가격이 전부 인상돼 앞으로 점심 먹기가 겁난다”고 말했다.
직장인들의 점심 풍경이 바뀌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되면서 사무실로 속속 복귀하고 있지만 2년 새 치솟은 외식 물가에 주머니 부담이 커져서다. 잇따른 물가 상승과 일상 회복이 맞물리면서 편의점 도시락이 직장인들의 점심 메뉴로 인기를 끌고 있다.
26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해보면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된 지난 18일부터 24일까지 일주일간 서울 주요 편의점들의 간편식 매출은 일제히 증가했다.
즉석원두커피(38.8%), 에너지드링크(51.0%), 숙취해소제(58.5%) 등 직장인들이 주로 소비하는 품목들이 근래 들어 가장 높은 신장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GS25의 컵라면 매출은 34.4% 증가했고 김밥·삼각김밥(25.3%), 도시락(18.3%)이 뒤를 이었다.
서울 시내 한 편의점에서 직장인이 도시락을 구매하는 모습.(BGF리테일 제공)© 뉴스1
CU에 따르면 18일부터 21일까지 오피스 인근과 공장지대 도시락 매출 신장률은 61.3%로 평균 신장률 보다 25%포인트가량 높게 나타났다. 점심 시간(11~14시) 사이 발생한 매출이 전체 매출의 절반(43.6%) 가까이 차지했다.
CU의 매출 데이터를 품목과 서울 지역 매출 상위 지역을 비교 분석한 결과 주중(18일~22일) 기업들이 몰려있는 역삼동, 가산동이 간편식을 가장 많이 소비한 곳으로 꼽혔다.
도시락 매출 회복세가 코로나 유행 이전보다 더욱 커진 것도 특징이다.
CU에 따르면 2019년 4월 도시락 매출 신장률은 전월 대비 6.5% 신장한 반면 올해 4월에는 전월 대비 12.4%의 회복세를 보여 오히려 코로나19 전보다 2배가량 큰 폭의 매출 신장률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성인남녀 하루 평균 외식비(8300원)의 절반도 안되는 비용으로 경제적 부담이 적어 편의점 도시락을 선택하는 고객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