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동산에서 즐거운 시간 내내 오정세 형이 범준이를 지켜줬어요. 범준이는 외부 충격으로 뇌손상을 갖게 되고, 2차·3차 충격으로 지적장애를 갖게 되었답니다. 그래서 아주 아주 어린 아이 같아요. (놀이동산에서 범준이가) 화장실을 갈 때마다 (오정세 형이) 계속 같이 가 주셨어요. 워낙에 깔끔해야 하는 성향의 범준의 모습에 당황하실 수도 있어서 걱정되는데, 연신 아무렇지도 않다며 괜찮다고 하시니 마음이 얼마나 따뜻하고 행복하고 감사한지 모릅니다. 피(Pee) 피(pee), 푸(poo) 푸(poo), 다 도와주셨어요.”
배우 오정세가 지적장애를 가진 첼리스트 배범준 씨와 다시 한번 놀이동산을 찾겠다는 약속을 지켰다고 배 씨의 가족이 26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밝혔다.
오정세와 배 씨의 첫 만남은 202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오정세는 그해 방영된 tvN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에서 자폐 스펙트럼을 지닌 문상태를 연기했는데, 드라마를 본 배 씨가 오정세를 만나고 싶어 했다. 이후 오정세는 극 중 캐릭터와 같은 의상을 입고 배 씨와 놀이공원에서 시간을 보냈고, 배 씨의 가족이 이를 소셜미디어를 통해 알리면서 미담이 확산했다.
“형은 약속을 지켰고, 범준이는 형을 지켜줬다”
배 씨의 가족에 따르면 오정세의 약속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후 첫 주말에 지켜졌다.배 씨의 가족은 ‘범준아, 놀이동산 가자~’라는 제목의 글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되고 드디어 놀이동산에서 만난 (오정세) 형이랑 범준”이라며 오정세와 배 씨가 손을 잡고 걷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올렸다.
그러면서 배 씨의 가족은 “일요일(24일)에 (두 사람이) 하루 종일 손을 잡고 다녔다”며 “형은 약속을 지켰고, 범준이는 형을 지켜줬다”고 설명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