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위원장이 25일 인도 정부가 주관하는 연례 라이시나 대화(Raisina Dialogue)에 참석하기 위해 뉴델리를 방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가 유럽을 넘어 확대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폰 데어 라이엔 위원장은 뉴델리에서 열린 라이시나 대화에서 연설을 통해 인도의 경쟁국가인 중국과 러시아 간 협력이 강화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중국에게 선례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인도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난 2월 24일 이후 러시아를 공개적으로 비난하는 것을 피하고 있다. 러시아는 인도의 주요 무기 공급원이자, 유엔 등 국제기구에서 일관되게 지원해주는 오랜 파트너라는 이유에서다.
폰 데어 라이엔 위원장은 이날 인도와 유럽의 무역, 기술 및 안보 관계 확대에 대해 언급했다. 이는 미국과 유사한 접근 방식으로, 인도의 대러 의존도를 낮추려는 의도라고 NYT는 분석했다.
그러면서 공격적인 중국이 인도 국경을 위협하고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더 큰 영향력을 추구하는 와중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지적하면서 인도 자체의 취약성에 대해 다시 생각하도록 했다고 NYT는 전했다.
인도군과 중국군은 치명적인 접전 끝에 2년 동안 히말라야에서 전시 조직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폰 데어 라이엔 위원장은 “유럽에서 우리는 러시아의 침략을 우리 안보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폰 데어 라이엔 위원장은 이달 초 우크라이나 키이우 교외 지역 방문을 떠올리며, “땅에 늘어선 시신들과 대규모 무덤을 보았다. 러시아 군인들이 저지른 잔혹한 범죄로부터 생존한 이들의 이야기도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전쟁의 결과는 유럽의 미래를 결정할 뿐만 아니라 인도-태평양 지역과 전 세계에 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오늘 러시아의 침략에 대한 우리의 대응이 국제시스템과 세계경제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