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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55조원에 트위터 품었다…“표현의 자유 보장”

입력 | 2022-04-26 13:58:00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이자 괴짜 억만장자인 일론 머스크가 소셜미디어 트위터 인수에 성공했다. ‘표현의 자유’를 중시하는 머스크 성향을 감안하면 향후 트위터 정책과 글로벌 여론 지형에 일대 지각변동이 예고된다.

미 뉴욕타임스(NYT)를 비롯한 외신은 25일(현지 시간) 머스크가 트위터를 주당 54.20달러, 총 440억 달러(약 55조 원)에 인수하는 데 양측이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이 인수 가격은 트위터 주가에 38%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추가한 것이다. 트위터 이사회는 합의 내용을 만장일치로 승인했으며 트위터 주주 표결과 규제 당국 승인을 거쳐 올해 중 인수 작업이 마무리될 전망이다. 머스크는 지분 전체를 인수한 뒤 비상장 기업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머스크는 성명을 통해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기반이며 트위터는 인류의 미래에 필수적인 문제들이 논의되는 디지털 광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트위터는 엄청난 잠재력이 있으며 이를 드러내기 위해 트위터 및 이용자 공동체와 함께 일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브렛 테일러 트위터 이사회 의장은 성명에서 “이사회는 머스크의 인수 제안에 대한 사려 깊고 종합적인 절차를 거쳤다”면서 “이번 합의는 주주들에게 상당한 현금 프리미엄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NYT는 “세계 지도자와 유명인사 등이 자주 이용하는 영향력 있는 소셜미디어를 세계 최고 부호가 인수하는 데 승리했다”고 평했다.

이달 초 머스크는 트위터 지분 9.2%를 차지하며 최대주주가 됐다고 밝혔으며 14일에는 트위터를 인수하겠다고 공식 천명했다. 이에 반대한 트위터 이사회는 경영권 보호 장치를 가동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머스크가 이후 구체적인 자금조달 계획을 밝히자 인수 제안을 재검토해 이날 최종 합의에 이르렀다.

이번 인수 합의로 트위터의 향후 게시물 정책 등에 상당한 변화가 전망된다. 8300만 명의 팔로워를 거느린 머스크는 자신도 트위터를 자주 애용하면서 ‘표현의 자유’의 가치를 강조해 왔다. 머스크는 이날 성명과 트윗 등을 통해 “나는 나에 대한 최악의 비판가들도 트위터에 남아 있기를 바란다”며 “그것이 표현의 자유가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트위터는 혐오 콘텐츠나 가짜뉴스에 대한 강력한 규제를 집행해 왔지만 앞으로는 여러 형태의 게시물이 더 폭넓게 허용될 것으로 보인다.

트위터 계정이 정지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복귀 여부도 관심거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 트럼프 지지자들의 ‘1·6 의회 난입 사건’ 때 가짜뉴스를 퍼뜨리고 폭력 사태를 선동한다는 이유로 트위터 계정이 영구 정지당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