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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팜유 가격 사상 최고치…라면·과자 등 먹거리 물가 ‘비상’

입력 | 2022-04-26 14:08:00


지난달 국내 수입 팜유 가격이 t당 1400달러 선을 넘기며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회복된 소비에 팜유 수요가 늘어난 데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로 공급에 차질이 생겨 가격이 폭등했다.

세계 최대 팜유 수출국인 인도네시아가 팜유 수출 금지를 결정하며 팜유 가격은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팜유를 원료로 쓰는 과자와 라면 등 서민 주요 가공식품 가격 인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6일 관세청 등에 따르면 지난달 팜유 수입량은 6만2192t이고 수입액은 9038만 달러로 t당 가격이 1453달러로 나타났다.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0년 1월 이후 최고치다. 팜유 t당 수입 가격이 1400달러를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기존 최고치는 지난해 12월 1351달러였다.

수입 팜유 가격 급등은 국제 곡물 등 각종 원자재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팜유와 함께 대표적인 식용유지인 해바라기씨유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안정적으로 수급되지 않고 있다. 해바라기씨유 최대 생산국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이다.

그 결과 식용유지 수요가 인도네시아산 팜유로 몰렸고 인도네시아 자국 내 팜유 수급마저 불안해졌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급기야 이달 28일부터 팜유 수출을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지난달 국내 팜유 수입량 6만2192t 가운데 인도네시아 수입량은 3만5283t으로 전체의 56.7%를 차지했다. 말레이시아 수입량은 2만6865t으로 43.2%였다.

인도네시아 팜유 수출 금지가 실행되고 해당 조치가 장기화되면 국내 밥상 물가 인상이 더 가팔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거래소에서 7월 인도분 팜유 가격은 장중 한 때 전 거래일에 비해 7.0% 오른 t당 6799링깃(약 195만 원)까지 올랐다.

팜유는 식물성 유지로 라면이나 과자 등 가공식품 제조에 쓰이며 화장품이나 세제, 바이오디젤 원료로 사용된다. 국내 식품업체들은 통상 3~4개월치 물량을 비축해 놓고 있어 단기적으로 가공식품 가격이 오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우크라이나 사태가 조기에 해결되지 않고 글로벌 공급망 문제가 장기화되면 서민 대표 식품인 라면 등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팜유 수급이 불안정하면 대두유나 카놀라유 같은 대체재가 있긴 한데, 팜유 수급이 아예 중단되면 대체재 가격도 오를 것으로 보여 최종 식품 가격이 인상될 수도 있다”라고 했다.


세종=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