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정차역이 신설된다는 소식에 집값이 급등하며 작년 상승률 전국 1위에 올랐던 의왕시가 올해 들어 하락 거래가 잇따르며 시장 분위기가 급변하고 있다. 급매물이 쏟아지고, 최고가보다 4억원 가까이 하락한 거래도 등장했다.
26일 한국부동산원 주간아파트 가격동향 통계에 따르면 지난주(18일 기준) 경기 의왕시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0.08% 하락했다. 이는 지난 2019년 6월24일(-0.18%) 이후 약 2년 10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다.
경기 의왕시는 작년 집값 상승률 1위 지역이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동향에 따르면 경기 의왕시는 작년에만 38.56% 올랐다. 특히 작년 2월에는 한 주에 1%씩(1일 1.09%·8일 1.07%·15일 1.05%) 등 오를 정도로 집값이 폭등세를 보였다.
GTX-C노선은 애초에 10개 역으로 계획됐지만 지자체 등의 건의로 작년에 의왕역과 인덕원역이 새로운 정차역으로 결정되면서 의왕 아파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인덕원역 일대 아파트를 중심으로 하락 거래가 잇따르면서 작년과 사뭇 다른 분위기가 관측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인덕원역에서 가까운 의왕시 포일동 ‘인덕원 푸르지오 엘센트로’ 전용면적 84㎡는 지난 11일 12억5000만원(17층)에 거래됐다. 이는 작년 6월6일 거래된 직전 거래 16억3000만원(25층)보다 3억8000만원 하락한 금액이다.
의왕시 내손동 ‘인덕원 센트럴 자이’ 전용면적 84㎡의 경우에도 지난 2월 11억1000만원(15층)에 거래됐는데, 이는 같은 평형 최고가인 작년 8월 13억원(6층)에 비해 1억9000만원 하락한 것이다.
시장에 매물도 늘어나는 추세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파트실거래가(아실)’에 따르면 이날 현재 경기 의왕시 아파트 매매 매물은 1549건으로 2달 전 1410건에 비해 9.8% 늘어났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최근 금리 상승과 대출 규제 등이 주택 구매 심리를 얼어붙게 만들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교통 호재 등으로 작년에 집값이 크게 상승한 지역을 중심으로 최근 호가 하락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 업계의 한 전문가는 “교통 호재가 있는 지역은 여전히 시장에서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이지만 올해 전반적으로 주택시장에 매수 심리가 주춤해지면서 작년에 가격이 많이 올랐던 지역은 당분간 소강 상태를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