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대 직장인 A씨는 이달 초 남성 셔츠를 사기 위해 서울 용산구 소재 유니클로 매장을 찾았지만 헛걸음을 했다. A씨는 S사이즈를 원했는데 매대에 S사이즈 셔츠가 하나도 없었다.
이때까지 A씨는 ‘물량이 모두 팔렸다’고 생각했다. 사흘 후 A씨는 서울 중구 소재 유니클로 매장을 다시 찾았다. 하지만 이곳에도 S사이즈 남성 셔츠는 일절 없었다.
A씨가 판매 직원에게 “S사이즈 남성 셔츠가 없다”고 문의하자 기막힌 답변이 돌아왔다. 이 직원은 “유니클로 본사 차원에서 S사이즈 남성 셔츠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며 ”현재 S사이즈 남성 셔츠는 모두 매장에서 뺀 상태로 온라인에서 구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스파오나 탑텐 같은 국내 SPA 업체들은 오프 매장에서도 S사이즈 등 다양한 크기의 의류를 구입할 수 있는데 유독 유니클로만 S사이즈를 매장에서 없앤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는 반응이다.
또 다른 고객 B씨는 “온라인 구매가 익숙하지 않거나 오프 매장에서 옷을 직접 보고 구입하려는 사람들은 S사이즈 선택권을 잃어버린 셈“이라며 ”여성용 S사이즈는 매장에 버젓이 있는데 남성 셔츠 S사이즈만 판매하지 않는 것은 체격이 작은 남성 고객들은 매장에 오지 말라는 듯한 처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유니클로 관계자는 “XS, S, M, L, XL, XXL, 3XL, 4 XL 등 총 8개 사이즈 중 수요가 적은 XS, XXL, 3XL, 4XL 등 4가지 사이즈는 온라인에서만 단독 판매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남성 셔츠의 경우 XS 뿐 아니라 S사이즈도 매장에서 볼 수 없다. 유니클로 정책이 바뀌어 남성 셔츠는 이 사이즈도 온라인으로만 구입해야 한다.
서울 영등포구 소재 유니클로 매장 직원은 “지난해부터 오버 사이즈 패션이 유행하며 S 사이즈의 남성 셔츠는 잘 팔리지 않고 있다“며 ”판매가 부진하니 S사이즈를 매장에 두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니클로가 온라인에서만 판매하는 의류 사이즈를 매장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한 것도 주먹구구식이라는 지적이다. 유니클로는 XS 사이즈를 비롯해 XXL 등의 사이즈를 가늠할 수 있게 매장에 샘플 의류를 구비해 놓는데 일부 매장에선 특정 사이즈 샘플 의류조차 제대로 구비해 놓지 않았다.
소비자들은 해당 사이즈의 샘플 의류가 매장에 없어 샘플 의류로 크기를 확인한 뒤 온라인으로 주문하는 과정도 순조롭게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샘플 의류가 없으니 정확한 크기 확인이 어렵기 때문이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