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인사청문특위는 26일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이틀째 인사청문회를 열었으나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이 한 후보자의 검증 자료 제출이 부실하다고 문제 삼아 이틀째 파행을 빚었다. (공동취재) 2022.4.26/뉴스1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이틀 연속 파행한 끝에 결국 다음 달 2, 3일로 미뤄졌다. 한 후보자 측 자료 제출 미흡을 이유로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이 전날에 이어 26일에도 ‘보이콧’을 이어가면서 윤석열 정부 첫 인사청문회부터 법정 시한을 넘기게 됐다.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이날 오전 10시 한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진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전날과 마찬가지로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인사청문위원들은 회의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민주당과 정의당의 인사청문특위 간사인 강병원 의원과 배진교 원내대표만 회의에 참석해 한 후보자의 자료 제출 부실을 재차 비판한 뒤 퇴장했다. 이날 인사청문회는 개의한 지 30분 만에 파행 끝 산회했다.
여야는 이날 간사 간 추가 협상 끝에 한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다음 달 2일과 3일로 연기해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국회 인사청문특위는 27일 전체회의를 열고 연기된 인사청문 실시계획서 변경 건을 의결할 계획이다. 청문회에 증인을 부르기 위해선 최소 5일 전에 출석 요구를 해야 하는 만큼 다음달 2일이 현재로서 가장 빠른 날짜라는 설명이다. 다음달 4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예정돼 있어 일부 인사청문특위 위원들의 청문회 일정이 겹친다는 점도 영향을 줬다고 한다.
다만 민주당 내부적으로는 한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미뤄진 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다음달 2일엔 박진 외교부 장관 후보자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인사청문회가 예정돼 있는데다 3일에도 민주당이 ‘낙마 대상’으로 일찍이 점찍어 둔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인사청문회가 예정돼 있는 만큼 여론의 집중도가 분산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 재선 의원은 “한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미뤄지면서 결국 민주당에게 불리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이슈 집중도는 높아진 반면 인사청문 정국에 대한 관심은 분산됐다”며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 원내지도부의 인사청문회 전략에 대한 불만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민주당의 이 같은 기류에 대해 국민의힘은 “일단 최대한 협조하자”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민주당이 주장하는 자료 제출 요구가 지나치게 과도한 면이 있다”면서도 “총리 인준안 가결을 위해서 민주당의 협조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배현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이날 “국회에서 이뤄지는 청문회는 국민을 위한 시간”이라며 “여야가 책임감을 갖고 잘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