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역사문화 관광도시’ 목표로 옻골마을 관광 거점화 사업 진행 각종 볼거리-체험 프로그램 마련 팔공산 자락 신숭겸 장군 유적 등 지역 곳곳 명소들 콘텐츠로 개발
24일 대구 동구 둔산동 옻골마을을 찾은 관광객들이 산책로를 거닐며 옛 정취를 만끽하고 있다. 대구 동구 제공
“고즈넉한 돌담길을 걷고 있으니 어린 시절 뛰어놀던 시골 고향의 냄새가 떠오릅니다.”
24일 대구 동구 둔산동 옻골마을에서 만난 김용진 씨(66)는 “이곳 정취에 매료돼 즐거운 상상을 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김 씨의 마음을 사로잡은 돌담길은 마을 입구부터 펼쳐져 있다. 문화재청은 이곳을 ‘전국 10대 아름다운 돌담길’로 선정했다.
옻골마을은 대구에서 가장 오래된 전통 한옥마을로 꼽힌다. 1616년 경주 최씨 대암공파 후손들이 모여 살며 생긴 것으로 전해진다. 전응진 동구 관광과장은 “동구에는 이 마을처럼 대구 도심에서 승용차로 10여 분만 이동하면 찾을 수 있는 역사문화 자원이 풍성하다”며 “관광 인프라로 활용할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구는 도심 속 한옥을 볼 수 있는 옻골마을을 관광 거점으로 조성 중이다. 2016년부터 최근까지는 이곳 일대에 한류 체험 관광명소화 사업을 벌였다. 동구는 총사업비 58억 원을 투자해 전선 지중화 및 산책로 조성 사업을 시작으로 마을 곳곳에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 코스를 마련했다.
마을 입구에는 홍보관을 건립했다. 경주 최씨 가문이 옻골마을에 자리 잡은 시절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역사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한옥 형태의 홍보관 내부에 들어가면 가상현실(VR) 체험과 빔 프로젝터 영상 시청을 할 수 있다. ‘옻골 성격유형검사(MBTI)’ 프로그램이 인기가 많다. 검사 결과에 따라 방문객에게 어울리는 조선시대 직업을 찾아준다.
동구는 옻골마을에서 1박 2일간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옻골달밤’은 보자기 만들기, 옻골 머그컵 만들기, 떡메 치기, 한복 체험, 야간 별빛투어 등으로 구성됐다. 전 과장은 “마을 주민들이 숙박 시설을 운영하고 식음료를 판매하는 협동조합을 설립했다. 연간 관광객 10만 명 유치가 목표”라며 “주변 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구는 대구의 대표 관광지인 팔공산의 역사문화 자원도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지묘동 팔공산 자락에 있는 신숭겸 장군(882∼927) 유적지에서는 청소년 대상 뮤지컬 체험 프로그램인 ‘배우고(GO) 느끼고(GO)’를 진행한다. 동구 아양아트센터는 6, 7월 신숭겸 장군의 일대기를 주제로 만든 뮤지컬 ‘충의를 남기고(GO)’를 선보인다.
김태운 동구 부구청장은 “지역 곳곳에 숨은 다양한 역사문화 관광자원을 발굴해 새로운 콘텐츠로 만드는 사업을 꾸준히 추진 중”이라며 “도심 속에서 옛 전통을 만끽하며 힐링할 수 있는 여러 코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