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2022.4.14/뉴스1
김인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한국외대 총장·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회장 겸직 당시 ‘법인카드 쪼개기 결제’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7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교협과 한국외대 업무추진비 내역을 비교분석한 결과, 김 후보자는 겸직 당시 여러 차례 같은 날짜, 같은 장소에서 두 기관의 법인카드를 이용해 결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확인된 결제 내역은 2020년 5월부터 올해 2월까지 모두 14건, 총 680여만원이다.
사용내역을 살펴보면 김 후보자는 2020년 5월20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대교협 법인카드로 70만원, 한국외대 법인카드로 48만원을 결제하면서 각각의 집행내역을 ‘회원대학 및 유관기관 전문가 간담회’와 ‘전현직 대학총장 간담회’로 기재했다. 두 집행내역이 사실상 동일한 간담회였다는 것이 권 의원의 분석이다.
한국외대 업무추진비 규정에서는 건당 50만원 이상 결제할 경우 상대방의 소속과 성명을 증빙서류에 기재하도록 하고 있다. 대교협 업무추진비 집행규칙에는 동석자 기재 규정 없이 1인당 4만원 이하 범위에서 집행하도록 돼있다.
권 의원은 “두 기관의 업무추진비 규정이 다른 것을 악용해 한국외대 법인카드를 50만원 미만으로 결제한 후 나머지를 대교협 법인카드로 결제하는 방식의 꼼수를 쓴 것으로 추정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에서는 김 후보자가 청탁금지법상 음식물 제공 가액 범위를 넘겨 결제한 정황도 포착됐다.
지난해 11월 김 후보자는 서울 강남의 한 이탈리아 음식점에서 한국외대 법인카드로 48만원을 결제하면서 ‘행정학과 교수회의’로 참석인원 8명을 기재했다. 이때 역시 같은 장소에서 대교협 법인카드로도 19만원이 결제됐다.
분할·중복 결제, 소위 ‘카드 쪼개기’는 의 법인카드 유용 수법 중 하나로 감사원에서도 지난 2019년 타 기관의 업무추진비 ‘쪼개기 결제’를 편법 집행으로 지적하기도 했다.
권 의원은 “법인카드 쪼개기는 전형적인 업무추진비 부당집행 수법이며 식대 금액이 커 청탁금지법 위반 소지도 있다”며 “업무추진비 부당집행을 포함해 50억원대 대규모 회계부정이 적발된 학교의 책임자가 막대한 국가예산을 운용해야 하는 교육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