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예 못 나오게… 상하이 공동주택 입구에 철제 펜스 24일 중국 상하이 방역 당국이 한 아파트 입구를 약 2m 높이의 철제 펜스로 둘러싸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봉쇄 29일째인 상하이에서는 이처럼 사전 예고도 없이 방역 당국이 아파트 입구에 펜스를 설치하는 사진과 영상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퍼지고 있다. 에바 람멜루 트위터 캡처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서 가장 큰 실패는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 접종을 배제한 것이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상하이 베이징 등 주요 도시에서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봉쇄가 이어지는 중국 방역 난맥상에 대해 27일(현지 시간) 이같이 지적했다. 전 세계가 화이자-바이오엔텍 모더나 등의 mRNA 백신을 접종했지만 중국은 자국이 개발한 시노백 시노팜에만 의존하고 있다. 시노백 시노팜은 화학 처리해 감염력을 없앤 코로나19 바이러스로 만든 불활성 백신이다.
이날 블룸버그는 “중국은 자국이 만든 백신이 기술적으로 뒤처진 걸 알면서도 서양 백신을 보급하길 거부하고 있다”면서 “극단적인 도시 봉쇄까지 마다하지 않는 시 주석이 지금까지 하지 않은 단 하나의 조치가 mRNA 백신 접종”이라고 꼬집었다.
중국은 2020년 상하이포선제약이 독일 바이오엔텍 지분 0.7%를 매입하고 화이자와 공동 개발한 mRNA 백신을 중국에서도 팔 수 있도록 합의했다. 마음만 먹으면 1억 도스(1회 접종분)를 즉시 중국에 공급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중국 당국은 이 백신 사용 승인을 내주지 않고 있다. 현재 중국 인구 약 14억 명 중 88%가 중국산 백신으로 접종을 마쳤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자국 제약업체들이 mRNA 백신을 자체 개발해 내놓을 때까지 기다리고 있다고 보고 있다. 영국 컨설팅업체 에러다임컨설팅 엘리슨 힐스 연구원은 “서방 mRNA 백신 접종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고위 관료들에게 당혹스러운 상황이 될 수 있다.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기 시작하는 순간 중국산 백신이 별로 좋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는 꼴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의 장기집권(3연임) 성과로 내세워야 할 코로나19 대응 정책에 금이 갈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