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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기업들에 “루블화 결제 응하면 제재 위반” 경고…버텨낼 수 있나

입력 | 2022-04-28 15:00:00

러시아가 27일 오전부로 야말-유럽 파이프라인을 통해 폴란드로 들어가던 가스 공급을 중단했다. © News1


유럽연합(EU) 행정부 수반격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이 역내 가스 기업들에 러시아의 루블화 결제에 응하지 말라고 경고했다고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EU는 현재 러시아의 에너지 자원 무기화에 맞서 단일 대응을 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 같은 의지를 흔들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매체는 관측했다.

러시아의 국영가스기업 가스프롬 PJSC는 이날 폴란드와 불가리아로 향하는 가스관을 잠그며 긴장을 고조시켰다.

이는 비단 두 나라뿐만 아니라 유럽 전체 국가를 향해 루블화 결제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공급을 끊겠다는 경고 메시지로 해석되고 있다.

이제 관심은 독일과 이탈리아 등 보다 규모가 큰 러시아 가스 소비국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로 쏠리는 분위기다.

로버트 해벡 독일 경제장관은 공급 중단의 위험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유럽은 단일 대응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이런 노력은 이제 시험에 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스프롬과 가까운 한 인사에 따르면 일부 유럽 기업들은 이제 러시아의 루블화 결제 요구에 응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탈리아 에너지 대기업 에니스파(Eni SpA), 독일 가스기업 유니퍼(Uniper SE)같은 기업들은 EU 제재를 회피하면서도 루블화 결제에 응할 방안을 찾고 있다는 설명이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기업들이 러시아 요구에 응하면 안된다. 제재 위반이 될 수 있어 위험이 크다”고 경고했다.

러시아가 잡은 루블화 결제 데드라인은 다음 달. 유럽 각국 정부와 기업은 이에 응하든 가스 공급 문제에 직면하든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유럽 가스 가격은 이날 한때 20% 이상 급등했지만 일단 진정된 상황이다.

독일은 유럽 내에서도 정량적으로 러시아산 가스를 가장 많이 들여오는 국가로, 독일의 선택이 다른 국가들에 선례가 될 수 있어 주목된다.

해벡 장관은 “유럽이 더 넓은 단절을 준비해야 한다”면서 “러시아는 루블화 지불에 응하지 않으면 정말 가스를 끊을 준비가 돼 있고,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다른 유럽 국가들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독일이 현재 EU내 ‘루블화 결제 원칙적 불수용’ 여론과 다른 결단을 내릴 수도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이달 1일부터 러시아산 가스를 구매하는 외국인 고객사에 대해 대금을 루블화로 지급할 것을 명령하는 대통령령에 지난달 31일 서명했다.

러시아 은행에 별도 계좌를 개설해 외환을 이체하면 러시아 은행이 루블을 사들이는 다소 특이한 방식을 제시했지만, 결국 ‘가스 공급을 받고 싶으면 굴욕적 선택을 해야 한다’는 메시지는 분명했다.

푸틴 대통령은 유럽 국가들이 지금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맞서 강력한 대러 제재를 하고 있지만, 전쟁과 제재가 장기화하다보면 유럽 각국 정부도 에너지 공급 중단 위협을 버텨낼 수 없을 것으로 믿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관측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