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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우크라 동·남부 병합 수순…주민투표·루블화 사용 검토”

입력 | 2022-04-28 15:43:00


러시아가 5월 중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병합을 위해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도네츠크인민공화국(LPR)에서 주민투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남부 헤르손에서는 러시아 루블화를 화폐로 사용하기로 하는 등 동·남부 점령지를 강제 병합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27일(현지시간) 라트비아 매체 메두자를 인용해 러시아 당국은 5월 중순 DPR과 LPR을 병합하기 위한 “조작된 투표”를 준비하고 있으며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투표일은 5월14일과 15일로 추정된다고 했다.

러시아 당국은 애초 4월말 주민 투표를 실시하려 했지만 돈바스 공세 실패로 좌절됐다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러시아와 국경을 접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도네츠크·루한스크)은 2014년 러시아군이 크름반도를 병합하고 나간 뒤 분쟁 지역이 됐다. 친러계 분리주의 세력이 정부군과 8년간 내전을 벌였는데, 러 측이 이들을 경제·군사적으로 지원했다는 게 우크라이나와 서방 정보 당국의 분석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국적 돈바스 주민들에게 자국 여권도 발급해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돈바스의 해방’을 이번 전쟁의 표면적 목표로 주장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와의 휴전협상에서도 크름 귀속과 돈바스 독립 인정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 CNN은 러시아가 점령지인 남부 헤르손 지역에서 루블화를 법정화폐로 사용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음달 1일부터 루블화를 사용할 수 있으며 향후 4개월간 우크라이나 화폐와 루블화가 동시에 사용된다.

시의회를 장악한 러시아는 ‘헤르손 인민 공화국’ 설립 승인을 위한 주민투표를 실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헤르손에 거주하는 많은 우크라이나 주민들은 러시아의 손에 넘어가기 전 이 지역을 탈출하고자 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헤르손 주민들이 러시아군 지지를 거부했다”며 자신의 고향이기도 한 크라이프 리에서 헤르손을 탈출한 주민들을 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의 이런 움직임은 지난 2014년 강제 병합한 크름 반도에서 썼던 방식이다. 당시 러시아는 크름반도 주민을 상대로 러시아 귀속 여부를 묻는 투표를 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