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택자 보유세 완화 방안 시행 ‘래대팰’ 84m² 1주택자 1715만원, 새 공시가 적용보다 371만원 줄어 이의신청 크게 줄어… 전년 20% 그쳐… 국토부, 내달 공시가 개편작업 착수 ‘2030년 시세 90%로 현실화’에서 시점 늦추거나 80%로 하향 검토
올해 전국 아파트 등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지난해보다 평균 17.2% 오른 수준으로 확정됐다. 정부가 내놓은 올해 1주택자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완화 방안에 따라 1주택자 보유세 부담이 지난해와 비슷해지면서 이의 신청 건수가 줄었지만 다주택자 부담은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세금 완화안이 올해만 적용되는 임시방편인 만큼 국토교통부는 다음 달 새 정부가 출범하면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공시가격을 시세에 가깝게 끌어올리는 계획) 개편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이날 “새 정부가 출범하면 최대한 빨리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 개편 용역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 1주택자 보유세 작년 수준…다주택자 부담 급증
1주택자의 올해 보유세는 지난해 공시가격을 적용해 산정하는 등 보유세 완화 방안이 시행되면서 공시가격을 조정해 달라는 의견은 9337건이 제출돼 전년(4만9601건)의 20% 수준에 그쳤다. 2018년(1290건) 이후 4년 만의 최저치다.
서울 강동구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 전용면적 84m²는 올해 공시가격이 12억600만 원으로 지난해(10억8500만 원)보다 11.15% 올라 종부세 과세 대상(공시가격 11억 원 초과)이 됐다. 하지만 세 부담 완화 방안으로 올해는 재산세 328만 원만 내면 된다.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84m² 1주택자도 원래 올해 보유세 2086만 원을 내야 하지만 1715만 원으로 줄어든다.
반면 다주택자 부담은 급증한다.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와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84m²를 1채씩 보유한 2주택자의 올해 보유세는 1억1628만 원으로 지난해(9542만 원)보다 21.8% 늘어난다.
○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 개편, 신속히 착수”
현재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은 2030년까지 현실화율 90%를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목표 연도를 2030년 이후로 늦추거나, 시세의 90%인 현실화율 목표를 80% 선으로 낮추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공약인 ‘공시가격 현실화 추진계획 재수립’을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이 내년도 공시가격 산정 때 반영되려면 연말까지 개편 방향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정보센터 소장은 “집값이 최근 급등했는데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90%까지로 높이면 인상 충격이 너무 크고, 집값이 하락할 경우 완충되지 않는다”며 “국민들의 세금 부담을 고려한다면 현실화율을 낮추거나 현실화 속도를 늦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