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인기가수로 활동했던 유승준(스티브 승준 유·46)씨가 국내 비자 발급을 요구하는 두 번째 소송을 제기했지만 1심에서 패소했다. 비자 발급이라는 사익보다는 공정한 병역의무 이행이라는 공익이 더 크다는 것이다.
그런데 유씨는 지난 첫 소송에서는 대법원에서 승소 확정 판결을 받은 적이 있다. 비자 발급을 거부하는 과정에 절차상 하자가 지적됐기 때문이다. 유씨가 비자 발급을 다시 신청하자 정부는 1차 소송에서 지적받은 절차를 보완했고, 재소송 1심도 정부 손을 들어줬다.
29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판사 김순열)는 유씨가 주로스엔젤레스총영사관을 상대로 “여권·사증발급거부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낸 소송에서 전날 원고 패소 판결했다.
당시 유씨는 1심과 2심에서 패소했지만 대법원은 이를 뒤집어 파기환송했다. 이후 파기환송심은 대법원이 원심을 파기한 취지에 따라 재심리,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재상고장이 접수됐지만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이 판결이 확정됐다.
당시 대법은 영사관이 13년 7개월 전 법무부 장관의 입국 금지 결정에 따라 비자 발급을 거부한 것은 재량권을 행사하지 않아 위법하다고 봤다. 영사관이 유씨 가족에게 비자발급 불허 이유를 설명하지 않은 것도 위법하다고 했다.
결국 대법은 비자발급 거부라는 행정 절차 속의 위법성을 지적한 것이다. 파기환송심도 같은 취지로 판단하며 입국 금지 자체가 정당했는지에 대해서는 심리 범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구체적으로 판단하지 않았다.
유씨는 이 판결을 근거로 영사관에 2차 비자 발급을 신청했다. 1차 신청 때와 같이 국내에서 연예 활동을 통해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재외동포 비자를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영사관은 거부했고, 유씨는 이에 이번 재소송을 냈다.
유씨 측 대리인은 크게 두 가지 주장을 더 제시했다. ▲영사관이 비자 발급을 거부할 이유가 없다는 것 ▲유씨에게 비자를 발급하지 않는 것은 비례원칙을 위반한 위법한 처분이라는 것이다.
1심은 영사관이 비자 발급을 거부할 이유가 있었는지에 대해 “유씨는 국가 기관을 기망해 편법적으로 국외로 출국, 시민권 취득절차를 밟았다. 그 자체로 대한민국 질서유지 내지 공공복리 등 공익을 해할 우려가 있는 행위”라고 지적헸다.
유씨 측은 유씨에게 비자를 발급해도 공익에 손상이 없거나 적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유씨는 20년간 입국하지 못하는 피해를 계속 입게 되므로 비자발급 거부는 비례원칙에 위반된다는 것이 유씨 측 주장이다.
하지만 1심은 현 시점에서도 유씨에게 비자를 발급해 얻는 사적 이익보다는, 비자를 발급해주지 않아 얻게 되는 공적 이익이 크다고 판단했다.
1심은 유씨가 소집통지를 받은 후에 출국해 국민들에게 상실감과 박탈감을 주었고, 20년이 지나는 시간 동안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 국방 의무 책임을 다하지 않은 것에 대한 국민과 관계성 회복을 위해 노력하지도 않았다고 봤다.
비자를 발급해줘 유씨가 국내에서 연예활동을 하게 될 경우 ‘40살(병역 종료 시점)까지만 버티면 된다’는 인식을 국민들에게 심어줘 병역의무를 공정하게 이행하고 있다는 국민적인 신뢰와 정의 관념 등이 훼손될 수 있다고도 했다.
따라서 1심은 영사관이 첫 소송 상고심의 판단대로 실질적으로 비자 발급 정당성을 심리한 후 이를 거부한 것은 정당하다고 봤다. 1심이 다시 정당한지를 심리해도 영사관의 판단이 정당하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