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이달 초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러시아 언론인에 대한 ‘페인트 테러’의 배후로 러시아 정보기관을 지목했다고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앞서 지난 7일 러시아 탐사 전문매체 노바야 가제트의 편집장인 드미트리 무라토프(60)는 모스크바에서 사마라로 향하는 기차 객실에서 신원 불명의 남성 2명이 아세톤 성분이 함유된 붉은 페인트를 뿌렸다고 밝혔다. 당시 공개된 사진에서 무라토프는 얼굴과 가슴, 손에 붉은 페인트를 뒤집어 쓴 모습이 담겨있었다.
NYT와 WP는 익명을 요구한 미국 관리를 인용하며 미국 정보부가 이번 사건이 러시아 정보부의 소행이라고 결론지었다고 보도했다.
무라토프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치하에서 언론인이 암살당하고 독립 매체들이 폐간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그는 지난해 필리핀 언론인 마리아 레사와 함께 공동으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당시 노벨위원회 “민주주의와 언론의 자유가 점점 더 불리한 상황에 직면한 세상에서 이상을 옹호하는 모든 언론인들의 기수”라며 수상 이유를 밝혔다.
또한 무라토프는 광범위한 반전 운동을 촉구하고 우크라이나인은 러시아의 적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노바 가제타를 러시아어와 우크라이나어로 출판해 러시아의 침공을 강하게 비판했다.
지난달 초 러시아가 전쟁에 대한 “가짜 뉴스”를 전하는 사람에게 최대 징역 15년형을 선고할 수 있는 검열법을 시행한 후에도 무라토프는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날카로운 보도를 포기하지 않았다.
(서울=뉴스1)